축구이야기2010. 6. 4. 03:49
     


좀 전에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이 끝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0 -1 로 졌다. 하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아쉬움도 많이 남고 시험해 볼 것도 시험해 보고 일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도 불어넣은 꽤 의미있는 평가전 이었다.

스페인은 역시 최강의 전력을 갖춘 팀 답게 선수들의 패싱, 드리블링, 경기 운영 등.. 모든 면에서 앞 서 있었다. 하지만 공격진에서는 토레스의 복귀가 기다려졌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나바스' 선수는 과거 2002년 월드컵 우리와의 8강 경기에서의 호아킨 선수와 자꾸 오버랩 되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사실 그 때 호아킨의 크로싱이 라인아웃으로 인정돼 노 골!! 이 되었지만 자세히 보면 라인을 넘어서지 않았었다. 약간 심판의 덕을 본 셈이지. 아쉬움이 컸겠지만, 훌쩍 8년이란 세월이 흘러 가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나바스 라는 걸출한 신예를 보여줬다. 그런데 오늘 경기에서 이상한 건 이니에스타가 중심이 되었던 전반에 비해, 샤비-사비 알론소-비야 로 이어지는 더욱 막강한 선수구성으로 무장한 후반에 오히려 기회가 더 적었다. 후반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김정우의 압박이 엷어지면서 미더필더 진영으로 들어와 있던 나바스에게 중거리슛=골 을 허용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스페인과 같은 전력을 가진 팀을 상대하는 미더필더 진영은 괜찮았다.

후반들어 전반에 선방을 하긴 했지만 몸이 더욱 불어나 보여서 무거웠던 이운재 선수와 정성룡 선수의 교체, 염기훈을 빼고 안정환, 오범석- 차두리, 김재성-김남일 의 교체가 있었는데 여기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

후반에 허정무 감독도 긴가민가 했을 것이다. 안정환과 박주영의 조합은 어떨까. 라고..
경기 끝나고 느꼈을 것이다. 이건 아니었군!! 안정환과 박주영은 최종 공격수는 아니고 쉐도우형 공격수라 하는 표현이 맞겠다. 박주영이 미더필더 진영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건 좋지만 글쎄 안정환도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 최전방에 빈 자리로 들어가야 맞는건데 왠지 자꾸만 겹치는 듯한 인상이 깊었다. 오히려 안정환을 어느정도 시험해 본 뒤, 다시 빼고 이승렬을 넣어 봤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떠한가도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에게 월드컵 전 큰 경기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들어감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무엇보다 이동국의 부상회복이 기다려진다.

오범석과 차두리에 대해 고심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몸싸움을 피해 빠른 몸놀림으로 돌파하는 상대에겐 오범석이 더 나을듯 싶다. 차두리에 대한 고민은 지난 경기만으로도 어지간히 하지 않았는가. 오범석과의 교체보다 중앙에서 약간씩 발이 느리고 힘겨워하던 이정수를 빼고 김형일을 시험해 봤음 어땠을까... 어차피 평가전이기에 큰 경기 경험을 세워 주는게 어땠을까. 왠지 경기보면서 곽태휘의 부상이 더욱 가슴이 아프게 느껴졌다.
중앙수비를 보던 조용형은 요즘 정말 듬직해졌다. 이 선수,, 이정도로 성장이 빨랐던가..

김재성-김남일 의 교체는 괜찮았다. 김재성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약간은 얼어 있는 것도 같았고 고지대 훈련이 아직 몸에 익지 않은 듯.. 힘겨워 보였다. 그리고 후반들어 체력이 저하돼 보였던 김정우를 교체시켜 주지 않은 것이 약간 안돼보였다. 그 자리에 김보경을 세워 보는 것도 꽤나 재밌었을 듯 하다.

후반들어 기성용을 다른 선수로 교체할 줄 알았는데 그대로 출전시킨 건 허정무 감독이 무언가를 장담하는게 있어서 ?! 였을까. 소름돋을 뻔 했다. 허정무 감독의 오랜 경험에서 였을까. 경기 시간이 흐를 수록 기성용의 발끝은 예리하게 깎여져 가고 있었다. 골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박주영의 머리를 맞췄던(뜻하지 않게 -.-;) 중거리슛부터 두 번의 프리킥.. 정말 이대로라면 본선에서 기대해 볼 만 했다.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는데 수비에서 미더필더 혹은 공격진으로 전개되는 과정이 다소 투박하고 급하게 혹은 미리 약속됨이 없이 우리 선수들만 살피게 되는.. 그런 부분에서 각 경기전 전술을 짤 때 미리 전술 변화시마다 우리만의 약속된 플레이들을 미리 상의하고 나왔음 좋겠다. 본선에서는 패스미스도 줄이고 약속된 플레이들을 맘껏 시원하게 펼치길 바란다.

앞으로의 본선에서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누구하나 만만한 팀은 없다. 하지만 그간의 평가전-예선들을 겪어오며 다양한 팀들에게 어떻게 이겼으며 어떻게 졌는지를 다시 한 번 훑어보고 준비를 잘 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어 보인다. 그리스를 비롯하여 나이지리아 마저 한국을 꼭 잡겠다 라고 나오니 우리와의 경기에서 압박이 상당히 심할 것이라 예상된다. 부상 조심하고 상대들의 콧대 높은 목소리를 쏙 들어가게 만들어 버려라.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스피드 하게!! 실수하지 말고!! 좀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가지고 본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상대가 아무리 높다 한 들.. 이제는 그들과 다 한 번씩 부딪쳐보지 않았는가.
좀 더 나은 우리팀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