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리유는 오랜만에 태연언니를 만났다. 초등학생인 태연 언니는 방학때가 아니면 이제는 보기 힘들어져서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리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했다.
음... 어디갈까 생각하다가, 친구가 아이들과 얼마전 다녀온 '자수정 동굴'이 어떻겠냐며 제의했다. 나도 좋겠다 싶어 우리는 기차타고, 울산역으로 갔다. 그곳에서 우린 서로 만나서 밥을 먹고 친구차로 움직였다.
비가 약간 부슬부슬 오긴 했지만, 동굴엔 비가 안오니.. ㅎㅎ 무더운 여름... 시원한 동굴이라면 아이들이 땀도 덜 흘릴테고 좋아보였다.
하나 둘 셋!!! 윙크...
리유는 오랜만에 언니를 만난 것도 좋았을테고, 난생 처음 보는 동굴나라에 대한 설렘이 더 가득했을 것 같다.
"우와~ 우와~" 리유는 마냥 신기한 듯. 연신 감탄사를 내 뿜으며 재밌어했다. 그리고 이곳의 묘미는 이 물길을 따라 보트를 타고 동굴을 탐험하는 거다. 곳곳에 박혀있는 자수정의 아름다운 자태도 감상했고, 짧지만 꽤나 흥미로웠다. 물론 나도 이곳은 처음이었다. 울산에 20년 넘게 살면서 들어와 볼 생각을 못하다니.. 암튼 넘 좋더라.
이 둘은 손을 꼬옥 잡고 여기 저기 탐방(?)하며 걸어가고 있었다. 어두운 동굴이 약간 두려웠던지. 리유는 계속 아빠가 뒤에 있나 없나를 확인했다. ㅎㅎㅎ '잘 따라가고 있으니 걱정말고 앞장서.. ㅋㅋ'
뿌우 뿌우.. 분수처럼 물을 내뿜고 있는 작은 연못(?) .. 리유는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한 설렘을 마구마구 표출했다.
분수대를 뒤로하고 위쪽으로 올라가니, 쥬라기월드가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것 같은데 키가 작은 리유는 삼촌 품에 안겨서 보고 있다. 그걸 또 바라보는 태연이를 보니 약간 묘한 미소가 띄워졌다. 그건 마치.. '아... 우리 아빤데.. ' 라는. 어릴 때 아이들에게서 많이 느껴지는 그런 감정이었다. 잠시나마 아빠를 양보해 줘서 고마워 태연아.
- " 아빠, 여기 봐봐요..."
- "엉? 왜???"
- "여기... 요술램프 지니가 있어요."
- "어.. 그래 ... 그러네.."
- "아빠 빨리 사진 찍어요."
- "그래., 알았어."
곳곳에 각각의 테마를 정해서 만들어놓은게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신났다. 동심 속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분수 배경으로 찍어주세요..." .. 태연언니가 빌려준 비옷 덕에 리유는 젖지않고 쾌적하게(?) 동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엔 공룡 배경으로 찰칵~!!!
동굴 표면도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고, 벽화도 이쁘게 그려놨고, 물이 고인 곳에는 조명 또한 아름답게 잘 해 놨다. 몇 군데 다녀보진 않았지만, 내가 가봤던 동굴 중에서는 가장 관람하기가 좋았던 것 같다. 물이 질퍽하게 고인곳도 드물고. 동굴의 종류 또한 한 몫 했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잘 관리되어 있었다.
이번엔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거북이 앞에서 찍고 싶단다. 아이고.. 어른이나 아이나 부자되고픈 맘은 다 같다랄까. 아.. 내가 좀 이상한거겠지. 그런것에는 딱히 관심이 없으니. ㅎ
"우와.. 우와... 아빠 이것 좀 봐봐요." 라며 신나서 어쩔 줄 몰라하며 열심히 뛰어다니는 리유를 잡으러 다니느라 힘이 쭉 빠졌다. ㅎㅎ 그래... 이쁘긴 한데,, ㅎㅎㅎ
결국 끄트머리에서 검거(?) 하고 파라오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호기심 많은 리유는 들어가 볼만도 한데, 그냥 지나가자고 했다. 파라오의 모습이 무섭단다. 귀신같단다. ㅎㅎ 그래 처음 봤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나중에 크면 한 번 가 보는걸로. 아빠는 이집트 문명 좋아하거든.
어지간히 놀았으니 이젠 밖으로 나가봐야지. 리유는 무지개길이라 말하던 이 길을 쭉 따라 걸어갔다.
밖으로 나가기 전... 잠시 목을 축이며 쉬었다 가기로 했다. 리유는 동굴나라가 재밌었다며 이렇게 신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태연 부녀.... 아이고 물병이나 치우고 찍을껄.. 미안.. 사진찍는게 어색한 태연이를 급하게 찍어주려다보니... 암튼 다음에 더 이쁘게 찍어줄게.
아차.. 싶었다. 이곳에서도 이렇게 놀 곳이 있다니. 서로 팅커벨이 되겠다고 신나게 또 놀았다. 요즘 .. 많은 아이들이 앉을 곳만 있으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속 어느 아이처럼 저런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있는걸 많이 본다. 태연이와 리유는 그렇지 않은것에 솔직히 조금은 감사하고 고마웠다. 둘은 마냥 신나하며 계속 뛰고 또 뛰었다.
나오면서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볼 것도 많았고, 또 넓었고. 시원했고(꿉꿉한 느낌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그래서 더 좋았다. 리유는 무더운 여름이 되면 이곳에 또 오자고 그랬다.
아... 그리고 이곳은 '동굴나라' 라는 명칭을 그냥 만들어놓은게 아니다. 이 동굴세상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동굴 밖에는 또 다른 부모 주머니 털이들이 존재했으니....
동굴 밖에는 아이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들이 있었다. 작은 테마공원이라 할까. 먹거리도 많고. 아빠들은 울고, 아이들은 웃는.. ㅎㅎ
어쨌든 아빠들도 지쳤으니 뭐라도 태워주면 낫겠지. 아이들이 웃고 신나하니 우리도 뭐 신났다. ㅎㅎ
조금씩 부슬비가 내리긴 했는데.. 지붕이 드리워진 놀이기구들이 있으니 뭐.. 그래도 괜찮았다.
다른 놀이기구들을 좀 타고... 빗방울이 좀 거세지길래, 물풍선(?) .. 타러 들어왔다. 먼저 태연이가 준비를 하고.
언니가 탄다하니 지도 타고 싶다고 해놓고. 잔뜩 겁을 먹은 겁쟁이 리유다. ㅋㅋ
태연이가 먼저 신나게 타면서.. 리유보고 안전하다고 괜찮다고 재밌다고 말해주니.. 리유도 안심이 됐던지.. 타겠다고 했다.
겁쟁이 리유는 많이 불안했던지 안내요원 언니한테 물 안들어오게 꽉 잠궈달라며 계속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ㅎㅎㅎ
ㅎㅎ 드디어 출발 직전. 바람을 불어넣는다. 점점 빵빵해지는 풍선을 보며 이제서야 안심이 되는 듯 즐기기 시작했다.
리유의 '1번 풍선' 이 떠올랐고, 조금씩 적응하며 즐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번 '꿀렁' 하니 놀라서 아빠 한 번 쳐다보고..
이렇게 두 녀석은 신나게 서로 부딪쳐보기도 하고 뒹굴뒹굴. 남아있는 에너지를 맘껏 뽑아놓고 놀았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이런 시설들이 있어 더욱 알차게 보냈던 것 같다.
신나게 놀았던 두 녀석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쿨쿨 잘도 잤더랬다. ㅎㅎ
- "리유야, 동굴나라 어땠어?"
- "엄청 신나고 재밌었어요."
그러면서 다음에 엄청 더운날 또 오자고 한다. 땀도 안흘리고 신나게 놀 수 있어서 좋았나보다. "그래, 또 오자."
# 리유와 보내는 시간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짧지만 이젠 둘 다 요령이 생겼는지. 주어진 시간안에서 엄청 알차게 잘 보내는것 같다. 아빠 보고픈 맘 꾹꾹 눌러담아가며 잘 참아주고 열심히 엄마한테도 효도한다는 리유가 대견스럽고 넘 고맙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내가 태어나서 가장 잘 한 일의 최우선 순위에는 '너를 만난 것.' 일거다. 아빠 곁으로 와줘서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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