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2009. 8. 11. 17:32
     


뜨거운 지난 주의 휴가는 끝났다. 지금 창 밖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이른 아침 창문을 두들긴다.
여행이란 꼭 가방을 싸들고 오랫동안 어디론가 다녀오는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저 가볍게 맨 몸으로 동네 한 어귀에서 머물러도 그 또한 여행이라 생각한다. 예전엔 다이어리에 빼곡히 씌여진 일기가 전부였다면 이젠 여행에 동참했던 모든 것들을 생생하게 사진으로 기억할 수 있어 더욱 즐거운 거 같다.

작년엔 동해의 여름 바다를 한 껏 누렸다면 올해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인천 앞바다로 잠시 다녀왔다. 역시나 서해의 일광은 무척이나 뜨거웠다. 을왕리는 너무 복잡한듯 하여 싫고 (물론 하악하악한 언니들을 보러갈 맘이 없진 않았지만..ㅎㅎ) 조용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을왕리 바로 옆에 올해 7월에 개장했다는 왕산 해수욕장이 있었다. 을왕리 못지않게 작고 초라한 해수욕장이었다. 매번 동해나 서해를 가더라도 보령쪽으로 갔었으니.. 당연한듯.. 예전 을왕리 갔을때도 그랬지만. 엄청난 바가지 요금.. 볼 것 먹을것 암것도 없는데 해운대 못지않은 가격들에 기분이 좀 상했다. 주차장이라 하기에 무척 어설프고 초라한 곳을 무조건 만원씩 받는건 무슨 심보인지..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장사꾼들의 목소리.. 휴~!! 아무튼 아무 생각 안하기로 하고 그저 여유를 만끽하기로 했다. (여기저기 1박2일 촬영장소라는 깃발이나 현수막만 없었어도 시야가 참 시원했을텐데.. ㅎㅎ) 점심무렵이 돼서 배가고파 싸가지고 갔던 고기를 구워먹고 한 껏 기분을 내었다. 바다와 고기.. 참 좋았다. 경사진 해변이라 불판에 끼인 기름을 계속 빼주어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당초 계획엔 물에 들어가서 놀려고 했으나 어찌나 물이 더러운지.. 오물덩이엔 들어가고 싶지 않더라. 그저 바라만 봤다.

약간 늦은 오후무렵.. 짐을 정리하고 그동안 먹고팠던 차이나 타운 가서 자장면을 먹기로 했다. 이왕이면 자장면의 원조에서 먹고팠다. 공화춘을 찾았는데.. 깔끔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약간 의아해 하기도 했지만 자장면과 탕수육을 시켜봤는데.. 생긴 모양은 여느 집과 다를바 없었다. 관건은 '맛' 이니까.. 먹기는 다 먹었으나 형편없는 맛에 실망했다. 뭔가 다를줄 알았다. 그래도 동네 자장면 집 이상은 될 줄 알았다. 동네 중국집이 엄청 맛있다는 생각이 든건 처음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공갈빵 등 여러 먹거리들을 먹어봤는데.. 흠.. 나랑은 맞질 않았다. 중국 다녀온 친구녀석은 그쪽이랑 맛이 다르다고 하더라.

역시나 인천... 에 엄청 실망하고 .. 돌아왔다. 서울에 자리잡은지 6년 정도 됐는데.. 갈 때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 인천.. 참 묘한 동네다. 나랑은 인연이 아닌가보다.

아쉬움을 달래고..
며칠 뒤 시간이 나서 상암에서 국가대표 영화를 보고 (정말 강추!!) 배꼽잡고 웃고 울고 월드컵 공원을 산책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잠시 동안의 여유였지만 참 즐거웠다.


+ 예전에 갔던 관성해수욕장이 떠오른다. 시원한 동해바다... 바가지 요금걱정 저 멀리 붙들어맨.. 주차무료, 평상무료, 샤워무료, 취사가능했던 몽돌 해수욕장.. 경치도 좋고 무엇보다 넓고 깨끗했던 바다에 흠뻑 빠졌었는데.. 담엔 또 그곳으로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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