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7. 1. 19. 14:01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는 무더웠던 날, 진하 해수욕장을 갈까 하다가 사람이 많은 관계로 패스. 그 옆을 지나면 아주 작고 모래가 고운 이쁜 해변이 나타난다. '솔개해수욕장'. 이름도 정겹다. 아주 작은 해변이다. 마치 유럽의 어느 작은 바다를 만나듯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바다광인 아빠와 리유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 햇살이 뜨겁긴 정말 뜨거웠다. 맨발로 걷다가 발바닥에 화상 입을뻔 했단.. =.=;;




파란 하늘 아래... 너무 뜨거워서 그늘막을 치고 잠시 쉬고 있었다. 리유는 모래가 좋은지. 거기다 뭔가를 그리고 있었다. 이 녀석의 뒷모습은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오랜만에 카메라는 던져두고 리유와 모래놀이도 하고 파도를 쫓아 가기도 하고. 신나게 놀았다. 리유의 신발에 묻은 모래들이 얼마나 신나게 놀았던지를 보여주는 증거. 멈출 수 없는 본능을 지닌 마법의 핑크 운동화가 여기서도 그 능력을 발휘했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는 모래라서 참 다행이었다. 깨진 병이나 그런게 없었으니 더 좋았던 것일수도.




이맘때 한창 애정하던 손수건을 옆에 끼고 곤히 잠들었다. 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옆을 지켰다. 자는 아이는 누구보다 천사스럽지만, 깨어 있으면 엄청 개구쟁이인 이녀석의 잠든 모습은 더더욱 천사였다.





물이 참 맑고, 모래가 곱다. 맨발로 걸으며 물길을 가르고 싶었지만. 뜨거워도 너무 뜨거웠다. ㅎㅎ




파란하늘. 서울에선 좀처럼 보기힘든 이쁜 하늘이었다. 먼쪽 바다. 진하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왔다. 복잡한 그곳보단 조용한 이곳이 낫네. 처음 가 본 곳이었는데 꽤나 맘에 들었다.




리유는 여전히 잔다. 튜브도 타고, 뛰어다니며 나잡아봐 놀이도 하고. 정말 신나게 뛰놀았다.




바다색이 완전 파랑이다. 하늘도 파랑, 바다도 파랑. 마치 유화로 진득한 풍경화를 그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놓고 간 돌고래. 상어인가? 암튼 리유는 나중에 저걸 타고 싶다고 떼를 썼다. 아직은 어려서 안돼. 라고 말은 했었지만, 도전정신이 강했던 리유에게 포기하기엔 너무도 이쁘게 보였나보다.




무더운 여름날 어느 오후, 파란 하늘, 파란 바다 .. 짧지만 좋은 휴식 이었다.


울산은 비교적 도심에서 가까운 해변이 방어진, 그 외 바다로 둘러싸인 오래된 바다도시다. 해변이 길어서 많은 바다들이 있지만, 부산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건 쉽지 않은 접근성, 인프라 등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차 있으면 좋은 동네가 바로 울산. 차 없으면 지옥인 곳이 또 울산이다. 광역시 임에도 지하철도 없고, 오로지 버스 뿐. KTX 역도 있지만 시내와의 접근성은 평균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에 있다보니.


아무튼 해변의 길이가 길어서 많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많은 액티비티를 경험하고 싶다면 진하해수욕장을, 쉬고 싶다면 솔개해수욕장 같은 곳을, 카페나 먹거리도 즐기고 싶다면 방어진의 일산 해수욕장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게와 싱싱한 회 먹으며 바다를 보고 싶다면 몽돌해변으로 유명한 정자해수욕장 (참고로 여긴 엄청나게 길다 - 이곳만 해수욕장이 4개 정도 이어진다)을 추천한다.


실컷 잠자던 리유는 깨자마자 역시 아빠를 찾았고. 내 품에 꼬옥 안겨 돌아왔다. 아마도 내게 있어 비선실세가 있다면 바로 리유가 아닐까. 뭐든 다 들어주고픈 맘이 크다. 부모라서 당연한건가?


암튼 .. 좋은 휴식 이었어.



- 2013. 8.




'떠.나.볼.까. > 경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울기등대  (4) 2017.06.16
[울산] 봄 바다. 생각보다 꽤 괜찮다.  (2) 2017.06.14
[밀양] 밀라노 펜션  (2) 2017.01.17
[남해] 보리암  (4) 201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