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2015. 9. 11. 17:37
     


오랜만에 축구 관련 포스팅이다. 사실 어느 팀이건 새로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 어느정도의 적응기간 이라는게 필요하다. 특히나 울산 같은 경우에는 K 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윤정환 감독이라 더욱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지도 모른다. 선수시절에는 꾀돌이라는 별명을 갖고 니폼니쉬 감독의 지도아래 컴퓨터 패스로 유명했던 상당히 지능적인 선수였으나, 감독의 자리는 분명 다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위의 이유들 때문에 어떤 감독이 오더라도 최소한 한 시즌 정도는 그의 적응을 돕는데 팬들 또한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바로 전 감독이었던 조민국 감독님은 서운 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의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 아니다. 프로로써 성적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자신의 전술을 이리저리 해 보다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조 전 감독의 경우에는 이전 김호곤 감독의 큰 틀 아래 자라온 선수들의 기량에 따른 전술만이 존재 했었기에.. 아무튼 억울함이야 있겠지만 이번 시즌은 버리자 라는 심정으로 포스팅을 자제 했었다.


초기 윤정환 감독이 부임하고 시즌 초반 3월의 성적은 좋았다. 첫 개막전 부터 그가 생각하는 전술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많은 이들에게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상대에 대한 전술에 대한 대응도, 그리고 K리그의 경기 속도, 전술 등에 곤욕을 치뤘다. 그래서 지금의 성적은 울산이라면 최소한 상상하기도 싫은 강등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난 리그 10위!! 그도 많이 힘들 것이다. 사간도스와 울산의 구단의 위치와 팬들의 기대감은 천지 차이니 말이다.


아무튼 다시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무언가 감독의 생각과 선수들의 생각이 점점 닮아가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혀 기대감이나 그런건 없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제 4경기 남았다. 올 시즌이 중요한게 아니라 당장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의 모습이 그의 내년 행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가장 최근의 경기였던 1강 전북 (리그 1위)과의 경기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평일 저녁임에도 꽤 많은 관중이 찾아 주었다. 올 시즌 최다 관중 이라 하던데.. 중구데이 라는 행사를 통해 많은 이들을 유치했다고 하나 어느 때부턴가 더비가 돼 버린 현대가 더비에 많은 관심이 있음이 입증됐다. 사실 이날 전북과의 경기에서는 양 팀의 핵심 자원들이 대표팀으로 소집되어 공백을 누가 메우냐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경기이기도 했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올 시즌 중 데려온 코바!!! 코바 하니 달려라 코바가 떠오른다. 처음엔 덩치가 커서 그저 몸빵 정도 묵직한 슈팅 정도만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스피드도 있고 슈팅 또한 센스 있는 그의 모습에서 달려라 코바송을 만들고픈 욕구마저 생긴다. 그동안 왼쪽 윙어로 활약했던 따르따의 향수를 느낄 수도 없이 K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점점 녹아든 모습을 보니 참 성실해 보이기도 하고 듬직하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아이고 ㅠ.ㅜ 윤감독님!! 시즌 초만 해도 연정훈 닮았네 어쩌네 하면서 인물난다 했건을 그동안 맘 고생이 심하셨나보다. 살이 쪽 빠지시고 얼굴이 많이 안 돼 보인다. 분명 재능있는 감독이니 조금만 더 지켜 보겠어요.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사실 이 날은 울산의 간판 골키퍼인 김승규 선수가 대표팀에 소집되어 장대희 선수가 대신 나왔는데 데뷔전이었다.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침착함과 빠른 판단력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울산은 정말 골키퍼 천국인건가? 계속 꾸준히 이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면야 승규가 빠진 자리에도 언제든 듬직하게 맡길 수 있겠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안현범의 크로스를 받아 발리슛으로 마무리 지은 김신욱 !!! 오랜만에 득점이다. 대표팀의 경기를 보면서 석현준을 보니 김신욱이 많이 오버랩 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묵직함은 아직은 김신욱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동료들의 도움이 있어야겠지만 김신욱만 보면 머리 위로만 크로스를 올리는 .. 그런 플레이들이 정말 맘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경쟁력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들리는가? 팬들의 함성이!!! 그대들의 땀을 팬들은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해 준다. 그대들이 한 발 뛰면 팬들은 두 발 더 뛴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대들의 뒤에는 팬들이 있다는 것을 절대 잊지 않길 바란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후반 .. 우리의 달려라 코바 슈 우우웃 ~!!!!



ⓒ 울산 호랑이 축구단


그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코바의 결승골로 울산은 전북에게 2-0 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날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김태환이 승부수 였을만큼 이제야 선수들의 능력을 윤감독이 제대로 파악한거라 보여진다. 아무튼 울산의 새로운 보물이 될 듯한 코바의 활약에 울산의 팀내 분위기는 점점 더 무르익게 되었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사실 이 선수도 빼면 아쉽겠다. 코바의 골을 도운 성남에서 이적한 에벨톤!!! 그의 플레이도 점점 울산에 녹아드는걸 느낄 수가 있었다. 과거 한상운의 모습이 조금씩 비춰지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 일화 시절에 울산은 유독 성남에 약한 모습이었는데 성남출신의 선수들이 울산에 오면 좋은 활약을 하게 되고.. 무언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울산과의 연결고리는 계속 이어지는 듯 하다.



ⓒ 울산 호랑이 축구단


이날의 승리로 2연승을 기록했다. 울산은 앞으로 전진만이 남았다. 대표팀의 공백을 울산은 메웠고 전북은 그러하질 못했다. 리그 10위가 1위를 꺾었다는 것. 그것은 지금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울산이라는 네임벨류가 가진 구단의 명예와 가치는 이전부터 그 이상을 가져야 한다는 것.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윤정환 감독에게 유독 지독하리만큼 엄청난 독설도 내 뿜게 되고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선수들은 이제야 웃을 수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난게 아니지만 그들은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오늘의 승리 혹은 패배를 꼭 기억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아시아 최고리그에서 뛴다는 자부심으로 명문구단 울산의 일원이라는 것을 절대로 가슴에서 지워버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 94년 ... 아직도 기억한다.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가 땀흘리며 헉헉 대며 뛰는 우리의 선수를 울산이라고 알았고 그들의 뒤를 내가 책임 질거라며 97년 말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만든 처용전사!!! 오랫동안 응원하며 바라건데 단 한 번도 우승을 가져오라 하지 않았다. 땀을 배신하는 짓은 절대 하지 말라며 그저 열심히 뛰어달라는. 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지금도 그 바램은 여전하다. 내년엔 우리도 한 번 크게 웃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