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2010. 5. 13. 11:57
     


K 리그가 12 라운드를 끝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지난 12 라운드는 각 더비전이 많아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가 찾았던 빅버드에서는 울산과 수원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울산이 2-0 으로 이겼다. 따라서 지금 왼쪽 테이블에 나온 것처럼 맨 꼭대기 1위로 다시 복귀하였다. 당시 3위와 15위 최하위간의 대결이었지만 경기 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경기!! 요즘 정말 K 리그가 미치긴 미쳤나보다. 이날 수원은 내가 알던 수원이 아니었고 차붐의 퇴진운동이 여기저기서 보이고 그랑블루는 경기 시작 전 좀 살짝 내분이 일어나는 모습도 보였고.. 아무튼 좀 안스러웠다. 경기가 끝난 후, 울산 서포터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울산이 이겨서 좋긴 하지만 라이벌이라 생각한 팀이 최상의 모습이 아니라 감흥은 덜했고 오히려 '수원 어떻해??' 라며 상대팀을 걱정하는 모습이 많았다. 수원은 앞으로 챔피언스 리그도 남아있고 .. 하는 등등의 걱정이었으리라.

걱정했는데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베이징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수원의 모습을 보니 점차 컨디션을 찾아가는 것 같아 맘이 놓이긴 했다. 항상 '적' 으로 만나야 하는 관계지만 상대든 우리든 서로 최상의 전력일때 만나서 이기는게 더 큰 희열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2 라운드에서 올 시즌 각 포지션에 다양한 선수 영입과 박경훈 감독의 뛰어난 전술훈련에 힘입어.. 요즘 정말 짜임새 있는 팀으로 거듭난 제주!! 연고이전은 얄밉지만 플레이는 점점 예전의 부천의 폼을 유지시켜 올라오는 것 같아 살짝 두려운 팀이 돼 버렸다. 특히 이번 라운드에선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포항을 그것도 스틸야드에서 만나 5-2 로 제대로 관광을 보내버렸다. 아무리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 선수배려 차원에서 전술운영을 했다지만 최근 경기력도 그렇고 .. 성난 팬들은 구단홈페이지를 폭주시켜 버렸다. 포항구단은 레모스 감독을 시즌 중 경질 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나 역시도 레모스식 축구를 별로라 생각했지만 포항구단의 결단은 정말 무서웠다. 앞으로 챔피언스 리그도 있는데 말이지.. 어쨌든(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도 이겼다.

성남은 탄천으로 전남을 불러들여 지난 라운드에서 서울에게 4-0 으로 진 것에 대한 복수를 했던건지 전남에게 4-0 으로 갚아주었다. 요즘 성남은 신태용-몰리나 가 가장 무섭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거의 밀리고 있다 순식간에 3-0 으로 만드는 그들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미치긴 미쳤다. 현재 K 리그 팀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하고 가장 적은 실점을 하고 있는 최고의 전력을 구사하고 있다. 다음 주 주말 있을 울산과의 컵대회.. 기대된다. 울산 전력의 핵심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차출됐지만 그 틀은 변함없이 잘 유지되리라 보이고 전력 또한 점점 짜임새 있는 김호곤 축구가 완성돼 간다는 점은 더 눈여겨 볼 점이다.

광주와 강원의 경기에서는 광주가 1-0 으로 이겼다. 요즘 좀처럼 강원이 살아나질 못하고 있다. 작년 돌풍의 중심이었던 그 모습을 후반기에는 꼭 볼 수 있길 기대한다. 광주의 최성국은 제대하면 울산으로 와라. 넌 울산에 있을때 최고였다.

또 하나의 관심경기 였던 인천과 서울의 수도권 더비!! 이 경기에서는 지난 라운드에서 성남을 4-0 으로 이겼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아니 인천이 서울에 대해 준비를 정말 잘 한 것이라 말하는게 맞겠다. 각 포지션이 정말 짜임새 있게 잘 맞춰진 전술로 서울을 압도했다. 이날의 영웅은 인천에는 유병수만 있는게 아니다. 라고 외치듯 구세주 이세주 선수가 대단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인천이 1-0 으로 이길 수 있었던 이유였으리라.

부산과 대전.. 고춧가루 더비에서는 1-1 무승부를 기록하긴 했지만 이 경기는 정말 치열했다. 유호준이 골을 넣었을때만 해도 부산이 이길 줄 알았으나 대전엔 박성호가 있었다. 두 성실한 선수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끝에 골도 기록했고.. 아무튼 이날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또 경기장을 찾을 것 같던 매력적인 경기였다.

잠시 K 리그는 한숨을 돌린다. 월드컵에 나가게 되는 선수들은 월드컵을 준비하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다음주부터 시작될 컵대회, 그리고 후반기 리그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번 라운드를 지켜보면서 그리고 챔피언스리그 경기들을 보면서 느낀건데 K 리그가 정말 이토록 치열하고 앞으로의 순위나 결과를 장담하기 힘들만큼 박진감 넘쳤던 시즌이 얼마만이냐.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4개의 팀(포항, 수원, 성남, 전북) 모두가 16강을 넘어 8강진출을 했다. 한마디로 동아시아를 평정했다. 이정도로 대단한 경기력을 보이는 K 리그가 국민들에겐 언제까지 '듣보잡 리그' 라 할텐가. 국내 언론조차 관심없는 리그.. 그들만의 리그라 불러도 좋으나 기사를 쓰거나 한 없이 비난하고 싶다면 한 번이라도 경기장에 가서 보고 비난하든 뭘하든 해라. 더 이상은 TV 중계로 봤는데 너무 재미없다는 말만.. 은 하지마라. 국내 중계는 재미있는 경기도 가장 재미없는 경기로 만들어버리는 묘한 기술을 가졌다. 월드컵 특수라도 좋으니 후반기 리그에서는 보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메워 즐겁게 축구를 즐겼음 하는 바램이다. 지난 어린이날 상암을 찾은 6만의 관중들이 월드컵 후 후기리그에도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가지길 바란다. 이번엔 '만석' 이뤄보자.


+ 수원과 울산의 경기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김연아-곽민정의 시축' 이었다. 역시 국민요정은 국민요정이다. 후문인데 이날 경기에서 수원이 한 골도 못 넣고 패했던 건 울산의 중앙 장악능력이 아니라 장외에서 있었던 하우젠 '제로' 홍보 행사?? 때문이라는.. ㅎㄷㄷ 어쨌든 수원과 포항.. 다시 예전의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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