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2010. 5. 5. 04:48
     


오늘은 5월 5일 어린이 날이면서 K 리그 11라운드 경기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과 내일에 걸쳐 전국적으로 비온다는 예보에 약간 우려하기도 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밤 늦게 서남부 지방부터 비가 온다는 소식이다.

어린이날이 되면 여기저기서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행사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어딜가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별로 없을 뿐더러 사람구경만 하다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즐겁게 보내는 방법은 가족이 김밥과 같은 도시락을 준비해서 축구장이나 야구장을 찾는 방법이 있는데 이왕이면 축구장이었으면 한다. 아직은 축구장의 시설이 더 좋다 라는 식의 아이의 안전을 고려해서.. 라는 구차한 괘변을 늘어놓는다. 하하..^^

그것보다, 왼쪽의 표가 지난 주말에 있었던 10라운드의 리그 테이블이다. 상위 1위 경남부터 맨 하단의 15위 수원까지 맘만 먹으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그야말로 재미난 결과들이 나왔다. 정말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는 2010 상반기 리그다.

지난 라운드에서 울산은 광주를 만나 승점 3점을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렵지 않게 따낼 줄 알았다. 감독이 김호곤이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을 면밀히 한다고 했지만 선수들은 몸도 무거웠고 미더필더에서의 패싱력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아직도 선수들간의 호흡문제를 거론할 텐가. 반면 광주는 준비를 잘 한 것 같았고 슈팅력이나 패싱력이 조직적으로 잘 이루어졌다. 경기 종료 직전 최성국의 슛을 때릴때 정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양팀은 2-2 로 비기며 끝이 났는데. 울산출신의 두 선수(김정우, 최성국)이 정말 큰 일 낼 뻔 했다.

전북과 경남의 경기는.. 결과적으로는 1-1 로 비겼지만 내용면에선 경남이 압도적이었다. 후반 막판 이동국의 버져비터 골로 전북은 승점 1점을 챙겼지만 경남팬들은 루즈타임에 대한 논란으로 많이 속상했을 듯 하다. 경기보면서 김병지에 대한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부산전에서는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3-0 .. 제대로 관광 시켰다. 부산이 이렇게 강했던가. 할 정도로 경기를 지배했다. 물론 서울의 한태유 선수의 퇴장으로 경기가 기울긴 했지만.. (사실 이 선수가 김호곤 감독이 인터뷰중 말했던.. 만약 울산의 선수였다면.. 순간 움찔했다) 아무튼 첫 번째 정성훈 선수가 골 넣고나서 '상철아 애들 모아라' 라는 전화거는 세레모니에서 두 번째 박희도 선수의 골이 터졌을때 단체로 황선홍 감독 앞에 가서 광고 속 그 춤을 추면서 '올레~'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뭐랄까 정말 끈끈해 보였다. 한편으론 부럽기까지 했다. 울산에선 김현석 코치가 그 위치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언제가 될까.

지난 라운드의 경기도 박진감 넘치게 펼쳐졌지만 이번 주엔 무려 리그 경기가 2경기씩 벌어지게 된다. 묘하게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이다. 이번주는 그야말로 가족들 모두가 축구 보는 날인것 마냥..

특히 오늘 펼쳐지는 11라운드는 순위 싸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꼭 이겨야 하는 상대들을 만나는 팀이 많다. 해서 경기는 엄청 치열해 질 것이고 관중들은 더 신나 할 것이다.

오늘 경기들을 보자면,,

포항 vs 울산 (12:50 - 스틸야드) [SBS 스포츠 생중계]
예전부터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중요한 기로에서 꼭 만났던 서로를 원수라 생각하는 K 리그 사상 최고의 더비매치다. 혹자는 수도권 그 팀들이 최고 라이벌 아닌가 하는데 그렇게 된건 얼마 안됐고 포항과 울산은 포철과 현대 시절부터 오랫동안 영남 공단 더비로 매번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다. 작년 시즌에 만나서도 각각 1-1, 2-2 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울산을 따바레즈 있던 시절부터 포항의 승점 자판기라 불러오며 호랑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것도 스틸야드에서 벌어지는 경기라 더욱 치열한 경기가 될 거라 예상한다. (김재성과 오장은.. 둘 중 누가 웃을 것인가..) 포항이 올 시즌 조금 좋지 않은 폼이라 울산의 승리로 조심스레 예상하지만 장소가 스틸야드인 만큼 긴장줄 바짝 타야겠다.

경남 vs 부산 (14:00 - 마산 종합운동장)
요즘 정말 잘 나가는 두 팀이 맞붙는다.  조광래 유치원과 황선홍 밴드 간의 대결이다. 지난 전북과의 원정에서 많은 체력을 쏟은 경남, 아시아드에서 시원하게 승리의 기쁨을 맛본 부산..  또 한 번 황선홍 밴드의 댄스(?)를 볼 수 있을 것인가. 가장 기대되는 경기다.

서울 vs 성남 (15:00 - 상암 월드컵) [SBS 스포츠 생중계]
1위하다 어느덧 4위까지 내려 앉은 서울.. 전술이나 선수구성은 짜임새 있고 좋았지만 유독 올 시즌 들어선 다혈질을 못 다스리는 듯 싶은 서울.. 감독이 바뀌면 전술도 달라져 성적이 좋지 않은게 보통인데 이름과는 다르게 빙가다 감독의 능력이 좋은가보다. 그래도 여전히 우승후보 대열에 서 있지만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이 아쉽다. 성남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더만 체력이 남아나나 할 정도로 몰리나가 골을 몰리게 잘 넣는다. 어느덧 성남은 신태용의 색을 제대로 내고 있는 것 같아 은근히 무섭다. 이 양반 좀 더 녹녹해지면 박종환이 될까 살짝 무섭기는 하다.

수원 vs 대전 (15:00 - 빅버드) [SBS 생중계]
수원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감독의 문제니 뭐니 해도 이 팀은 지금 뭔가의 변화가 필요하긴 하다. 감독탓만 할 게 아니라 선수들도 의욕도 많이 떨어져 보이고 굿이라도 해야되나. 대전도 안습이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조금씩 기운을 차리고 있는 것 같지만 수원은 홈에서 기분좋게 승리하려 할 것이고 대전도 제대로 된 부활의 날개짓을 해보고 싶을 것이다. 그래서 이 경기도 생각보단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해본다.

전남 vs 전북 (15:00 - 드레곤 던젼) [여수MBC 00:35 녹화중계]
현재 전남이 11위에 있는데 14위에 랭크된 적도 있었다. 경기력을 보면 이 팀이 왜 저기에 있지?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아무튼 지금 상승하는 용들의 힘이 무섭다. 전북은 지난 경기에서 경남에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경기를 보니 폼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이 팀도 좀 올라올 필요가 있다. 호남의 자존심을 걸고 누가 경기 후 웃을 지는 모르겠다. 전북의 스타 선수들이 제 폼을 찾아서 막강화력을 뽑낼 것인지. 홈 던젼에서 쉽게 골문을 내줄 것 같지 않은 기세의 전남.. 재미있는 경기가 될 거라 예상한다.


+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가족들과 도시락싸서 공설운동장에 가서 축구도 보고 각종 이벤트에 도전해 즐거운 시간도 가졌던 그때의 기억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다. 좋은 추억과 함께 재미있는 경기도 보고.. 여전히 냉장고를 지키는 맥스가 오늘 비로소 개봉되어야 겠구나. 맥스 맛이 쓸까. 달까..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진다.

++ 사실 이번 라운드가 이토록 더비전이 많고 치열하게 된 건 연맹의 직원들이 K 리그 흥행을 위해 엄청 고생해서 짰다는 일문이 있으니.. 지금과 같이 흥미로운 대진이 있게되면 나같은 놈은 행복해서 미쳐버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