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쓰게되는 '리유 이야기'.

거의 무려 일년에 가까운 시기의 이야기다. 그간 바빴던 탓도 있었고 제법 많은 일들이 있기도 했고.. 몸도 여전히 좋질 않아서 긴 시간 글을 쓰기 힘들었기에 미루고 미루다 보니 벌써 이렇게 되었다. 다시 조금씩 부스팅 해 보려한다.


작년 3월,

리유가 이쁜 색종이에 편지를 써 왔다. 내심 무슨 연애편지라도 되는 내용일까 궁금해하며 펼쳐봤다. 아직은 삐뚤빼뚤한 글씨체지만 리유가 내게 한글로 적은 '첫 편지' 였기에 너무나도 감동적이었고, 편지 내용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아빠를 향한 그리움이 가득담긴. 결국은.. 아빠 만나면 뭐하고픈지를 잔뜩 적어놨다.


아마도 이 시기부턴가..

리유는 자신의 미래가 무척이나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기위한 체험하는 곳이 있었는데.. 키자니아라고. 거기 가고싶다는 편지 내용이었다. 가서 체험하고픈 내용도 적었고, 이전에도 가본적 있지만..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 가자. 아빠 만나면 꼭 가고 싶다고 하니.. 들어줘야지.




키자니아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체험한 것은 '승무원 체험'. 짧은 시간에 뭘 배울 수 있을까만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꽤나 충분해 보였다.






짜쉭.. 제법 신나 보이네. 초록색 유니폼도 제법 잘 어울린다야. ㅎㅎ 역시나 빠질 수 없는 'V 브이'.




먼저 증명사진(?)을 찍고.... "야야.. 너 넘 긴장한거 아니냐?" .. ㅋㅋ




따라 들어갈 수 없었으나 밖에서 모니터를 통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거기 체험하는 애들 중엔 젤 작구나. 근데 또 가장 진지하네. ㅎㅎ 흐뭇한 미소로 바라봤다.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여기 미끄럼틀 처럼 보이는 곳으로 비상탈출 훈련으로 마무리 된다. 리유는 아마도 저 미끄럼틀이 타고 싶었던 것일수도 있겠다. 리유는 미끄럼틀 엄청난 광이다. 계속 기다려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아직은 아닌가보다. 서비스 교육 중이었네. 그래도 할 건 다하네. 커리큘럼이 제법 괜찮다야. ㅎㅎ




드디어 리유를 만날 시간이 다가왔고.. 긴장된 눈빛으로 비행기 문을 바라봤다.







아이고... 배운대로 자세 유지하며 잘 내려왔다. 싶었는데.. 마지막엔 중심을 잃었다. ㅎㅎ 그래도 이정도면 정말 잘했어.




ㅎㅎ 승무원 체험을 마치고, 돈을 받았다. 리유 돈 벌어왔다며 아빠에게 실컷 자랑했다. "수고했어 리유야.."




이번엔 어떤 체험일까. 리유는 헤어 아티스트가 되었다. 미용실에서 머리 만지는걸 아가때부터 좋아했는데.. 드디어 체험해 볼 수 있게 됐다.




미용실에 들어가서 도구 사용법이라든지. 여러가지를 배웠는데.. 제법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다. 리유 사진을 찍으려다 바로 앞 마네킹을 보고 깜짝 놀랬다. 사람이 앉아있는줄 알고. ㅎㅎ





무슨 설명을 듣고 대답했던걸까. 밖에 서 있는데.. 리유의 "네~~" 라고 하는 대답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밖에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지만, 어떻게 보면 제 3자의 시선에서 보다 더 잘 관찰 할 수 있는 것 같아 이런 방식이 나는 맘에 들었다.






길었던 이론수업이 끝나고 드디어 실습에 들어갔다. 머리를 묶어 주려는것 같은데.. 음.. 손님이 좀 불편해 하는 것 같다야.. 옹골찬 저 손 좀 보소.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하는거야..' 라고 말하듯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돌려보기도 하고. 하고픈것 다하는 리유였다.





꽈배기 인건가? 집게로 여기저기 찝어보기도 하고.





영~ 맘에 안드는 눈치다. 다시 다 풀었네. ㅎㅎ 내 눈엔 어찌나 이 모습이 귀엽던지.




이번엔 또 뭘하는 걸까. 참 많은 걸 하네.




아. 네일아트였구나. 손관리법에 대해 배운 리유는 수고했다고 또 돈을 벌어왔다. ㅎㅎ 제법 쏠쏠하겠네.




돈을 많이 번 리유는 은행에 저금해야 된단다. 그래서 은행에 왔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드디어 차례가 됐고, 통장도 만들고 돈도 입금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될 미래의 모습. 이것도 정말 좋은 체험이네. 게다가 어른들은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무조건 대기하란다. 그렇지. 그래야 진짜 교육이 되는 것이지.




그 다음은. 리유가 평소 하고싶어했던 '소방관 체험' 이었다. "리유야, 왜 그렇게 바라봐?" 가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곤 하는데.. 그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랄게 별 거 없겠지만.. 아이들에겐 자신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써 뭔가를 해 낼 수 있다고 많은 자신감을 얻으리라 생각된다.




신고가 들어오고 출동하게 되면 리유가 타게 될 소방차다. 아주 이쁘게 생겼네.





ㅎㅎ 드디어 리유 출동이닷!. 근데 머리가 작은거냐, 헬멧이 큰거냐. 아주 귀염뿜뿜이었다.




출동!!! 싸이렌이 울리고, 리유는 선생님 바로 앞에 앉아 현장의 상황을 보고 받는다.




"불이야..." 라고 외치며 신나게 물줄기를 쏘아댔다. 불이 난 호텔은 이미 상황이 제법 심각했었다.






열심히 소화작전에 임했던 리유...^^ 점점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다.




"수고했어 리유야." 열심히 불을 껐던 리유는 늠름한 자세로 아빠에게 말했다.


- "리유가 불을 꺼서 아빠하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된거야."

- "그래,, 정말 고생 많았어. 리유 덕에 아빠도 무사할 수 있었어."





여긴 또 어딘가. 리유가 춤을 추고 있다. 이거 슬슬 불안해지는데..





ㅎㅎ 그럼 그렇지. 무대에 서는 기회를 마다할 리유가 아니지. 지난 번에도 했었는데.. 정말 좋았나보다. 아빠를 또 공연장으로 이끌었다.






화려한 탭댄스 공연이 끝나고, 리유는 이렇게 'V 브이' 를 그려줬다. 탭댄스 의상도 잘 어울리네. 발놀림이 넘 현란해서 아빠는 호날두 인줄 알았다. ㅎㅎ





실컷 체험한 리유는.. 환한 미소를 보이며 아빠에게 기념샷을 찍어달랬다.


- "리유야, 오늘 재밌었어?"

- "네... 오늘은 전에 못해본 것도 많이하고. 엄청 재밌었어요."


그래, 니가 즐거웠다면 나도 즐겁다. 실컷 놀았으니 밥 먹으러 가자.

평소엔 밥부터 먹었겠지만, 이날은 사람이 엄청 많아서 체험부터 했었다. 그래도 일찍 오니 더 많은 체험을 했네.





밥을 기다리는 동안, 오늘 사진을 많이 찍었다며.. 기념 액자들을 하나씩 다 살펴보고 있었다. 스스로 굉장히 뿌듯했나보다. 뻔한 상술인줄 알면서도 리유에게 간직하고픈 성과이기에 있는대로 다 만들어줬다. 자랑할게 많아서 좋다고 하는 아이를 보니 그저 바라보며 웃게만 된다.




으악.. "아빠 이거 보세요." .. 지 딴엔 소방관이 젤 멋있게 나왔나보다. 자랑하는 모습이 더욱 사랑스러웠다.




기다렸던 스파게티 였건만.. 많이 신났던 일과였던지.. 한 입 먹고 장난치고.. 한 입 먹고 장난치고.. 사실은 얼굴 찍지 말라며 장난 친거라는. 짜쉭 부끄러워하기는. ㅎㅎ


언제나처럼. 친구같은 아빠로 잘 다가갔는지.. 리유의 꿈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었는지. 많은 생각들을 정리했다. 리유 덕분에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



# 길었던 지난 시간들을 .. 돌이켜보면 언제나 리유는 아빠에게 '한결같은 맘' 이었다. 함께 했던 시간보다 함께 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 더 길어질수록 미안함과 고마움이 서로 교차하며 공존한다. 0점짜리 아빠가 100점 짜리 딸에게 그래도 .. 노력은 했던 아빠로 기억되고 싶다. 물론 지나친 욕심이겠지만. 세상의 끝자락에 살고있는 내 삶에서 리유는 언제나 나를 세상의 중심으로 조금씩 이끌어준다. 그래서 고맙고, 그래서 한없이 미안하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내 딸 리유.. 아빠는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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