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2009. 2. 17. 21:40
     


만 하루가 지난 어제저녁.. 드디어(?) 다시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일주일... 짧지만 길고 여유있고 아쉬운.. 적절한 바람쐬기를 하고 온 거 같다. 늘 느끼는 거지만 참 이상하다. 서울을 떠나 버스가 고향땅의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보여주는 풍경들을 보면 '우와~!!' 하고 반갑다. 마치 처음 가 본 곳 처럼.. 20여년 넘게 살았던 곳인데 말이다. 설레임으로 고속터미널을 출발해서 반가움으로 만나게 되는 고향풍경들.. 그러다 상경해서 서울톨게이트를 보면 또 다른 반가움,, 안도감.. 등이 뒤따른다. 본가에 가서 불편한건 없었지만 왠지모를 서울톨게이트를 통과할 무렵,, 느껴지는 또 다른 편안함이 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참 이 느낌이 좋다. 그래서 여행이 반복되어도 지겹지 않나보다. 이번 여정에서는 먼저, 내 짝이 있는 부산으로 찾아가고 고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늘 보고만 있었던 통영을 다녀오게됐다. 작지만 깊은 통영의 매력에 푹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화창한 날씨.. 인심좋은 사람들.. 그럭저럭 맛있는 음식들... 그냥 스쳐지나갈 수 없는 풍경들.. 모두가 다 축복이었다. 아예 이번 여행에서는 통영이라는 목적지만 정하고 그냥 걷다가 보이는 멋진 풍경속에서 잠시 쉬어가자.. 라는 생각으로 갔기에 여유있는 여정과 알려진 곳들만 갔었더라면 찾지 못했을.. 그런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했다. 그리고 일주일간 울산과 부산을 오고가는 바쁘지만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고 왔다. 울산... 20년 넘게 살았지만 해가 바뀔수록 점점 더 이뻐지는거 같다. 없던 것들이 막 생겨나고.. 부산은 그대로여서 좋았다. 그 속에서의 작은변화.. 그걸 찾는 맛이 부산엔 있었고 울산은 뭔가가 큼직큼직한 것들이 옮겨지는 듯한.. 역시 국내 최고의 갑부도시답다. ㅎㅎ 다만 배터리 문제.. 등으로 세로그립+배터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아쉽지만 울산의 풍경들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미뤄야지.

퇴근시간 정체를 생각해 조금 서둘러 출발해서 오후에 도착했는데 집에들어와서 집안정리를 대략 하고 티비를 켜는 순간,, 마시고 있던 커피를 쏟을 뻔 했다. 눈을 다시 씻고 봐도 선명한 글자 '김수환 추기경 선종' ...//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눈물이 핑 돌았다. 정신없이 상경한터라 더 놀랐다. 그 분은 언제나 그곳에 계셨기에 계속 사실것만 같았다. 내가 아주 어릴적 성당에서 그 분께 사탕을 받은 사실도 엄마한테 들어서 알았다. '베드로야!!~' 하시며 부르셨다던데.. 멀지만 항상 가까이 계신 분이셨다. 티비로 선종소식을 접하고 유리관에 계신 추기경을 봤을때 그제야 실감났다. 내일 뵈러 갈건데 가게되면 울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자리에선 울어도 괜찮겠다.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꼭 가서 찾아뵈라 라는.. 아무튼 종교를 떠나서 큰 아버지를 주님품으로 보냈다. 사제관으로부터 써내려오던 '바보야~' 라는 글자가 더욱 선명해진다.


+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는듯 나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젠 그 자리가 내 자리인게 맞는지 확인하고 넓게 살아야할때다. 여행을 통해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나의 거울을 보며 세상을 점점 더 알아가고 배워가는 거 같다. 그래서 여행은 좋다. 그저 지도는 필요없다. 인생이든 여행이든 찾는 자의 몫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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