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서울과 울산의 경기를 보러 상암구장을 찾았다. 벚꽃놀이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단 꽤나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언제나 그렇듯 늘 경기장을 찾는다는건 설레고 잔뜩 흥분된다. 서울에 살고 있어 언제나 내겐 홈경기 같은 원정을 치뤄야 하기에 상암에서의 경기는 더욱 흥분된다. 게다가 꼭 잡고픈 팀이 아니던가.
킥오프의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의 긴장된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 우리는 열광한다. 김호곤 감독이 부임한지 꽤나 흘렀지만 여전히 무전술, 우리의 선수는 없다. 언제 다른곳으로 갈지도 모르는 선수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지지한다.
따스한 햇살이 봄꽃놀이를 오라고 손짓하건만 축구장엔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었다. 평소 상암 평균관중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그래도 꽤나 많은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상암구장은 묘하게 일반석쪽으로만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내가 앉았던 S석은 제법 선선한 기운이.. '에잇 경기장 지붕 넘 큰거 아니야?' .. ㅋㅋ
경기는 참 지루하게 흘러갔다. 울산은 베테랑 선수들의 조합으로 견고한 수비로 서울을 막고 있었고 울산은 제대로 된 슈팅하나 못 때리고 역습에만 치중했었다. 이진호와 설기현의 조합? 이라고 말하기 우스울 정도로 설기현은 전혀 뛰질 않았고 그가 가끔씩 보여주는 드리블링이나 크로싱은 레벨이 다름을 보여주긴 하는데 글쎄,, 그가 무슨 생각으로 울산으로 왔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안뛰어도 너무 안뛴다. 그의 몸값이 이름값 때문에 높은건지. 사실 그를 좋아하는 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그가 우리팀의 선수로 왔으니 사랑하고 응원해주려해도 도무지 우리팀을 위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역시나 김호곤 감독의 울산은 전술이 없었고 선수들의 의지또한 팀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 거기다 김호곤 감독이 맡은 후로 줄곧 "공격축구" 라는 말을 자주 했으나 오히려 김정남 감독때 보다 더 못한 공격력으로 슛팅하나 제대로 못 때리고 모든 선수들이 패스에만 집중하는것 같았다. 울산의 아들 이진호도 최근 살아나는 폼을 가지고 있었으나 선배 설기현이 전혀 뛰지 않음으로 ... 축구는 사실 흐름(맥)을 가진 스포츠다. 그 어느 스포츠 종목보다 더 흐름을 잘 탄다. 한 번 맥이 끊기면 선수들의 사기, 의지, 체력마저 고갈되어 버린다. 유명한 선배 등등... 누구하나 뛰지 않고 흐름을 끊어먹는다면 모든 선수들의 사기, 체력은 바로 고갈돼 버린다. 아마도 이진호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의지가 꺾였을 듯 하다.
김호곤 감독이 부임한 뒤 또 많이 나오는 말이 '교체 타이밍' 이다. 이런 사람이 과거 올대팀 감독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경험도 어지간히 있고 선수 운용도 가능할 만한 짬밥인데 조기 축구회(절대 비하하는거 아닙니다) 감독들보다 더 못한 전술 운용을 한다. 사실 올 시즌이 시작되고 기대도 안했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지금처럼 잘 말아주시고. 그리고 김현석 코치에게 감독직을 물려주길 바란다. 이제 더 이상은 내가 사랑하는 울산에게 낙하산 인사는 허용하고 싶지 않다. 정몽준씨 이제 그만합시다. 이정도면 충분히 말아먹었잖아요. 울산은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것이라는 걸 왜 모르는지..
후반 19분, 곽태휘 선수의 골로 울산이 앞섰다. 지난시즌 빙가다 감독이었으면 어떤 전술로 울산을 상대했을까. 사뭇 궁금해졌었다. 황보관 감독은 경험많은 울산의 수비진을 공략할 방법을 모르고 있는듯. 전혀 손을 못 쓰고 있었는데 그래도 황보관 하면 과거 K리그 최고 공격수 중 한 명이 아니던가. 제파로프를 빼고 하대성을 투입한 황보관은 데얀의 패스를 받은 하대성의 골로 홈에서의 패배를 막았다. 나는 오랜만에 잘있어요!~ 를 부르나 했는데 하대성의 골로 한숨만 길어졌다.
그래도 잘 싸워준 우리 선수들에게 힘껏 박수치며 성원해줬다. 잔뜩 지쳐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건 목청껏 이름을 외쳐주고 박수쳐 주는 일 뿐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볼 점유율은 57:44 정도로 서울이 약간 앞서긴 했으나 서울이 홈인점을 생각하면 대등했다. 하지만 슛팅숫자에선 16:3 으로 일방적으로 서울의 공격을 막은 셈이었다. 유효슛팅도 5:1 이었는데 그게 골이었으니 골결정력이 좋다고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기록으로 보면 별로였을 법한 경기라 생각들지만 특별한 전술 없이도 울산의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양팀 다 꽤나 높은 경기력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이 중요한 경기라 다소 예민한 경기운영이 누구도 웃지못할 경기결과를 가지게 한 것 같다.
울산은 후반 강민수의 투입 이전까지의 수비는 정말 좋았던 느낌이었다. 자동문이라는 오명을 벗기엔 아직은 그의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후반 3백으로 전환한 수비에서 수비수들간의 호흡이 중요한데 아직은 박병규와 강민수의 조합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반면 초기에 우려했던 최재수 선수는 몰라보게 성장해서 깜짝 놀랐다. 지난 시즌의 그가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서 울산 선수들 중 최재수만 보였다.
아쉽게 끝난 지난 라운드지만 ..
다음에는 더욱 공격적인 경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울산에서 서포터가 원정길에 오르지 못해 텅빈 골대뒤를 상상했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울산을 지지하며 파란옷을 입고 오셨다. 울산은 골수팬이 참 많다. 울산지역의 특성상 대학진학 이후 대부분의 시민들은 타지에서 생활한다.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울산팬들이 많은듯.. 구단은 원정단이 취소되었음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서산경기" 문제가 화두되고 있는 지금.. 그들의 머리가 복잡하길 바란다. 지금 당신들의 행위랑 관중없다고 연고지를 버리고 떠난 제주랑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행복한 우리 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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