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이야기2010. 8. 20. 19:51
     



지난 6월 코엑스에서 KOBA 가 열렸다. 나의 주된 관심사(?)는 '음향' 이지만 올 해엔 별 다른 눈 여겨 볼 만한 것들이 없기에 영상쪽에 중점을 두긴 했지만 꼭 코바를 찾으면 먼저 찾게되는 음향시연회.. 에 참석하러 시연장으로 올라갔다.


시연장에 들어서니 역시나 라인에레이 스피커(일명: 포도송이)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 시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관람객들도 나와 마찬가지였던지 음향에는 관심이 적었다. 간간히 엠비언스에 따른 파장을 느끼기 위해 돌아다니며 음향을 체크하시는 어르신도 계셨다. (아마도 각 스튜디오 감독님??) 제대로된 시연을 하기엔 장소가 참 거시기 했다. 파워 스피커, 우퍼쪽엔 의자에 막혀있고 청음하는 위치도 제각각 불균형이 이뤄진터라 나 역시도 그저 엠비언스, 음밸런스 등에 집중했다.


딱히 눈여겨 볼 만한 제품은 없었고 마지막 시연을 했던 아빅스테크의 스피커가 약간 관심이 갔다. 다이렉트로 물렸는데도 손실없이 힘이나 파장이 고르게 분포돼 출력되고 있었다. 글쎄,, 각 회사마다 가지고 왔던 레퍼런스 음원들이 그리 좋지 못해 정확히 판단할 순 없었지만 바람많이 부는 열악한 환경에서의 야외 시연이 제대로 된 시연이겠지. 실내라면 텅 빈 체육관이나 교회 정도가 답?!! 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도 오랜만에 라인어레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느껴서 좋았다. 그나저나 요즘엔 참 시대가 좋아졌어. 조향각이나 기온, 주파수 등을 랩탑 컴퓨터 등으로 무대 아래서 일일이 체크할 수 있다니.. 예전엔 정말 막노동.. 어찌 다 했을까.


짧은 시연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전시된 아가들을 느끼러 전시장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번엔 영상부분을 제대로 보려 했으니 먼저 영상 전시장 부터 둘러본다. 가장 크게 눈에 띄었던게 '소니' 였다. 부스도 컸고 브라비아를 앞세워 3D, LED 산업의 형님답게 볼 만한 것들이 많았다. 각 부스의 모델 앞에만 진상 사진사들이 많아 관람을 즐기기엔 넘 편하고 좋았다.


소니 하면 역시나 뭐니뭐니해도 카메라 등의 방송관련 장비다!! 일반 ENG 카메라도 죄다 HD 로 바뀌어져 있었고 차후 3D 촬영 기술도 연계할 거라는데 정확한건 앞으로 두고봐야지. 경험상 소니의 영상장비는 정말 최고다. 앞에 있는 카메라도 화벨 맞추고 대략 봤는데 캐논의 렌즈가 장착되어 색 재현성도 상당히 좋았다. 눈 아픈 고화질의 HD 는 아니었다. 계조가 세밀하고도 자연스럽게 또렷해서 보기엔 정말 눈이 편했다.


하악하악..^^ 역시 모델의 생명은 '뒷태??' 에 있다. 모니터, 그리고 휴대성이 돋보이던 HD 카메라.. 돈만 많으면 셋트로 사고 싶었다. PD 시리즈의 후속인가? 일단은 사진이나 제대로 공부하자.. ㅎㅎ 소니의 영상기기 분야는 정말 매력적이다. 혹시나 하고 NEX 기종들을 활용한 촬영 노하우 소개 등을 받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그건 없었다.


캐논 부스로 갔는데 별다른 건 없었고 역시나 5D Mark 2, 7D 등을 활용한 동영상 촬영이 주를 이뤘다. 오두막을 삼각대에 올려놨었는데 이 삼각대 참 탐났다. 수동촛점 잡기도 편하고 따로 모니터도 있고 주밍도 ENG 카메라처럼 다룰 수 있게 돼 있어 편해 보였다. 근데 실 촬영에서는 스튜디오가 아닌 이상 거추장 스러울 것 같았다. 이 외의 별 다른 건 없었다. 캐논이라는 회사는 회사가 갖고 있는 소비자에 대한 마인드는 별로지만 이미지프로세싱에 관한 기술만큼은 상당히 매력적인것 같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부스는 '파나소닉' 이었다. 역시 소니와 더불어 영상기기 분야에 특화된 회사답게(?) 신선하고 재미난 제품들이 많았는데 특히 이 작은 크기의 3D 카메라가 가장 눈에 띄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이런저런 기능들을 활용해 보느라 나는 계속 기다려도 만져볼 기회가 없었다. 그저 사진 남긴 것에 위안을 삼을 뿐..


오오.. 멋져부러. 3D 카메라는 렌즈 구멍이 두 개다. 마치 망원경처럼 생긴 저 모양새는 좀 그렇지만 앞으로 미래의 영상산업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기대가 크다. 디지털 장비다 보니 무선으로 컴퓨터 등으로 출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아직은 시연 수준이라지만..  방송관련 학교를 다니는듯 보이는 아가씨가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다. 저 아가씨는 무얼 느꼈을까.


MBC 부스로 가니 라디오 부스옆 구석자리에 마치 놀이기구 태워주듯 관람객들이 무한도전 맴버들과 함께 '무한도전' 을 외치고 있었다. 3D 합성기술을 이용해 재미난 영상을 연출하고 있었는데 뭐 그냥 웃음이 났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3D 시대다. 내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봤을때 3D 영상 중 가장 좋았던건 가요프로그램 시연이었다. 카라 여신들이 엉덩이를 흔들때 나도 같이 흔들고 있더란.. ㅎㅎ 3D 는 3D 영상만을 놓고 뭔가를 보여주기보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공간에 함께하고싶다는 욕망이 커졌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이로써 난 '변태인증' ?? ㅎㅎ


영상부분은 생각했던 것만큼 재미난 것들이 없어 음향쪽으로 돌아왔다. 한 곳에서 라이브 사운드를 시연하고 있었다. 휴대하기 편한 멀티트랙 녹음-믹서 기기를 광고하기 위한? 아무튼 작은 공연이 펼쳐졌는데 볼 만 했다. 공연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는데 어떤 어르신이 사람들을 가로막고 무대로 오르고 내려가면서 삼각대 세워놓고 동영상촬영을 하시는 바람에 텅 빈 무대만 찍었다. ㅠ.ㅜ 어딜가나 자기 욕심 가득찬 사람들은 꼭 있는 듯..


내가 돈 많고 음악을 계속 한다면 꼭 사고픈 벤뉴!! 프로툴과도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고 거의 디지털의 정점을 찌르는 믹서!! 믹서중엔 맥키가 최고지만 라이브앨범을 제작해 보고싶은 터라 벤뉴에 더 관심이 간다. 어지간한 국내외 공연들은 요즘 이놈이 전담하고 있다지?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usb 하나 달랑 들고와서 공연하는 매력적인 장비!! 개인공연장을 만든다면 가장 먼저 들일 놈! 이다. 휴대폰엔 스마트폰이 있다면 요놈은 하나의 컴퓨터라 불리는 스마트한 믹서라 보면 되겠다.


패드에 손이 닿으면 왠지 맘이 참 편안해진다. 딸깍딸깍 미세하게 걸리는 조그셔틀까지 참 좋다. 어두운 조명아래 나와 이것이 하나되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 있겠나.. 간혹 음향을 포기할까 생각하다가도 요놈들만 보면 천직이라는 생각이 ..



대형 공연장의 오랜 터줏대감 마이더스의 Heritage (일명: 허리터져) ..  무게도 무게지만 미세한 모든 것들을 다 잡아주는 최고의 믹서!! 요놈의 성능이나 가격만큼이나 무게가 상당해서 한 번쯤이라도 옮겨본 사람들은 죄다 허리터져!! 라고 외치며 제품군이 목록에 있으면 한숨부터 나온다지. 나는 아직 아날로그 믹서가 좋다. 디지털은 편하긴 하지만 아직 손에 안 붙는 느낌!! 뭔가 그 딱 떨어짐이 싫은게 이유겠다. 아쉬운 여유를 남기는 믹서가 아직은 좋다. 그런 사운드도 좋다. 눈에 보이는 소리가 아닌 귀에 들리는 소리가 손 끝에 닿는 소리가 좋다. 카메라의 미러가 철부턱 하며 떨어지는 스릴만큼....


내가 좋아하는 '야마하' !! 디지털 믹서의 선두주자 격이기도 한데 별다른 새로움은 없었다. 스튜디오의 레퍼런스 스피커라 불리던 ns10 의 친아들은 아직도 볼 수가 없었다. 후속기종들의 성능은 좋아졌다는데 이상하게 난 예전 스피커가 좋다. 제넬렉과 함께 항상 붙어있는 놈들..  요즘 야마하 넘 조용한건 아닌지..



끝날 시간이 다가오니까 각 부스마다 나가라는 뉘앙스가 강해서 그냥 겉만 둘러봤다. 각 부스마다 전처럼 친절히 설명해주는 곳은 별로 없는 듯.. 우리제품 보던지 말던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치만 아가들(믹서)을 볼 수 있어 그걸로 만족한다. 내년에도 찾을 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꼭 다시 찾고 싶다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는다. 미래의 내 자녀가 엄마아빠 닮아 방송관련일을 하고싶다면 이곳이 적어도 꿈을 꿀 수 있는 '놀이터' 가 되어야 하진 않을까. 조금은 아쉽다.


출구쪽으로 나오려는데 화려한 조명을 이용해 굴곡있는 벽면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더 줄어든 조명 부스..
시연하는 직원들도 좀 위축돼 보여 안타까움마저 들었다. 마감시간이었지만 한 번 더 보여달라는 요청에 흥쾌히 쇼(?)를 보여주셨다. 감사~!! 난 왜 이런거 보면 넋을 잃고 볼까. 딱히 신기할 것도 없는데 말이다. 굴곡있는 벽면에 왜곡없이 그려지는 모습이 신선하고 좋았나보다.


2010 코바는 끝났다. 38537 명이나 이번 전시회에 다녀갔다고 한다. 예전에 몰랐을때는 마냥 신나고 설레고 좋았는데 조금씩 아는게 많아졌다고 기대도 더 커지고 실망도 더 커지는것 같다. 방송이나 음향 등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계속 설레임이 되고 즐거운 놀이터가 코바쇼 일지도 모른다. 담당자 분들은 너무 모르쇠식으로 하지말고 그들에게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더욱 발전되고 개선된 내년의 코바를 우리에게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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