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전/밑줄긋기2010. 6. 8. 20:30
     



이제야 이 책을 보게 되었구나. 출간한지 한 달여가 다 되고 서점에서 구입!! 선생님께 죄송하다.

나의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 선생님께서 책을 내셨다. 어릴 적 노트에 '주말학습장' 이라며 토요일 마다 주제를 하나씩 주고 거기에 맞는 글을 써 오라고 과제를 내 주셨다. 당시엔 더 놀고 싶기도 했고 글쓰는데는 지금도 그렇지만 쥐약이었는데 이런저런 글을 신중하게 적을 때도 있었지만 밀린 방학숙제 하듯 급하게 건성으로 적은 것도 있었다. 훗날 그 글들이 '해돋이' 라는 산문집으로 탄생해 6학년으로 올라가며 받게 되었다. 가끔 모처에 들르면 책장에 깊숙히 박혀있는 그 책을 꺼내들어 읽곤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여전히 잊지못할 행복한 추억들이 기록돼 있었다. 까마득하게 잊고 지낸 추억의 향수들.. 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부터 알았지만 담임 선생님은 글을 참 잘 쓰셨다. 훗날 연세가 적지 않으심에도 싸이월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과거의 제자들을 초대하고 여전히 지금도 소통하고 계신 선생님.. 대단하시다는 말 밖엔,, 암튼 미니홈피에서 짧막하게 남기시는 글들도 참 좋고..  그곳에 모이는 친구들도 좋고.. 그러다 지난달 스승의 날에 맞춰 책을 출간하셨다. 그간의 교직생활에서의 이야기들을 담아내셨다. 아직 진득하게 읽어보진 못했지만 책 속에 나의 이야기도 있다고 하신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남겼지만 수 십년간 교직생활에 머무시며 가르치셨던 제자가 어디 한 둘 뿐이겠는가. 그것도 길지 않은 18년 전의 .. 그것도 반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낸 '나' 였기에 나를 기억하고 선생님의 교직생활 하시는 동안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제자라니 .. 너무 황송하고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거나 연락도 자주 드리지 못했는데.. 몇 해 전 첨 뵜을때 당시 나의 어린 시절에 지었던 나의 표정 하나까지도 세세히 기억하고 계신 선생님을 뵐 수 있었는데.. 참 감동이었다. 지금은 초등학교라 하지만 당시엔 국민학교 시절.. !!! 쾌쾌한 골마루 바닥에 왁스칠 하며 삐그덕거리고 꼭 건반 하나씩 빠진 풍금으로 선생님의 입모양을 보며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 여전히 생생하다.

책을 낸다는것..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고 ..  그 모든걸 추억하지 못했다면 하지 못했을 일!! 아무튼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벌써부터 설레인다. 나와 함께 하시던 기억들을 어떻게 추억하고 계실까...


+ 아무리 e-book 이니 아이패드니 해도 책이 주는 건 뭔가 묘한 느낌이 따른다. 그 분의 추억을 선물받는 느낌!!?! 이랄까. 그 순간 함께여서 더 설레이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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