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7. 10. 18. 03:55
     

제법 오래 지났지만..


전에 울산에 잠시 들렀을때, '간절곶' 을 찾았다.

매번 방어진의 대왕암공원엘 들렀었지만, 왠지 이번만큼은 간절곶이 가고싶었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곳이지만.

교통편이 그리 좋지 못한 울산인지라, 늘 망설이고만 있었다.

이젠 제법 많이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터라, 얼마나 변해 있을지 무척 궁금했었다.


어렵사리 도착한 그곳은...

여전히 아름다운 바다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날씨는 오락가락한 날씨로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제법 인상깊었다랄까.

이곳의 특성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약간은 흐렸던 날씨... 사실 비가 올까 조금은 걱정이 됐었다.

'아~~~ 좋다..' 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어라??? 하며 등대쪽을 바라봤다. 전봇대에 귀엽게 걸린 실타래가 나를 반겼다.




예전에 이곳을 찾았을땐, 정말 허허벌판이었는데.. 이쁘게 잔디도 깔려있고.. 아름다웠다.

속이 확 트여지는 느낌도 받았다. 새해가 되면 이곳에 수 많은 사람들이 '소망' 들을 가득안고 채워져 있을 넓은 벌판.




카페로 보이는 건물 옆 걸어봤다. 너무 이쁜 풍경아닌가. 유럽의 어느 바다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멀리 이곳이 '간절곶' 임을 알리는 바위가 보인다. 그 어느 날의 짭쪼름한 바다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아까봤던 그 카페 이름이 카리브인가보다. 수명을 다한 배 한 척이 쉬고 있었다.




그 앞.. 바위 뒤에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를 연상시키는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바위 색이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간절곶 바위 가까이 다가와봤다. 바다를 배경에 끼고 아름다움을 선물해줬다.




이렇게 앞에서 보니 고래가 암각화 문양을 향해 헤엄치는 것 같았다.




간절곶 등대다. 계단을 오르면, 바다의 길을 훤히 밝혀주는 등대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난 패수.. ㅎㅎ




간절곶의 명물 '소망우체통' 이다. 이곳에서 편지를 써서 넣어두면 한참후에 받아볼 수 있다는.. 이곳으로 여행을 왔다면 한 번쯤 해 볼 만한 추억거리겠다.




예전 친구들과 함께 왔을때도 가위바위보 대결(?)을 펼쳤던 동상. 하지만 .. 그런 장난을 칠 동상이 아니란걸.. 금방 알아챘었지.




바다쪽으로 내려왔다. 멀리 떠가는 배와.. 바람소리.. 바다냄새.. 가 내 기분을 적잖이 달래주었다.




자전거 길이 나 있는 산책로로 조금씩 걸어내려왔다. 마침 어둑한 하늘에 햇살이 비춰지고 있었다. 이쁘다아~.




햇살을 받은 코스모스도 안녕.




밝은 하늘에 가려져 있던 등대도 안녕.




리유가 좋아할 법한 핑쿠 꽃. 아이고 이뻐라. 어울리진 않겠지만 나도 제법 아기자기한걸 좋아한다.




둘러서... 등대를 만나러 올라와봤다.




지금은 은퇴하신.. 예전의 등대. 지금보니 작고 귀여웠다. 하지만 예전엔 수 많은 배들을 안내했겠지.




그리고 그 옆엔 연인끼리 서로 사랑의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있었다. 에잇~




지금의 등대를 배경에 두고. 불꽃남자를... 아닌가? ㅎㅎ




등대는 어딜가나 섬세한 아름다움이 있는것 같았다. 외국이나 한국이나..




등대를 빠져나와 옆에 있던 솔숲을 바라봤다. 어디서 이리도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퍼져있나 봤더니 이곳 영향이었던건가. 소나무향이 너무 좋다. 정말 좋다.




오래된 건물을 두고 바다를 찍으니.. 내가 생각했었던 어촌마을이 떠올랐다. 난 이런게 참 좋더라.




공장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아마도 여기 주인의 아들 이름이 '준' 이었나보다.







다시 바다로 내려왔다. 시원함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내가 좋아하는 바다의 모습이다. 한동안 멍하니 바라만 봤다. 멍때리기 좋다.




다시 올라와서, 공장처럼 보이는 건물 벽에 눈길이 갔다. 뭘 표현한걸까. 한참을 바라봤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길게 쭉 뻗어져있다. 자전거 가져와서 여기서 타면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바다와 바다... 로 이어지는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는 길이다. 자전거 해안도로라니... 멋졌다.




자전거 길을 따라 다시 올라왔다. 멀리 빨간등대가 보인다. 이쁘고 아기자기한 저 등대에서 프로포즈를 많이들 한다지 아마.




아까봤던 넓은 잔디 한 가운데 있던 파란풍차. 울산 사람이면 파란풍차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법한.. ㅎㅎ




등대 저 뒷편에는 .. 진하해수욕장의 명선교도 보인다. 갑자기 하늘이 흐려졌다. 약간 불안함도 늘어났다. 오른쪽 끝엔 울산의 공단 시작점이었던 화학공장들의 불빛이 조금씩 보였다. 울산에서 어딜가든 공장이 보이는건 어릴땐 정말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그저 맘이 아프기만 하다.




다시 하늘이 조금씩 걷히고... 마법처럼 이쁜 포토존도 눈에 들어왔다. 그림같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여기가 어디일까. 누구의 집일까. 어디서 많이 본 곳 같은데.. 라는 생각을 가져봄직 하다.




시선을 돌려.. 바다쪽을 다시 향한다. 바다와 잘 어울리는. 내가 사진을 찍기 전, 이쁜 커플이 웨딩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이 정말 이쁘게 나올것만 같다.




아까봤던 그 집. 이곳은 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촬영했던 촬영지다. 한동안은 카페로도 운영됐으나, 지금은 이렇게 건물만 덩그러니 남았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이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켠에는 역시 이곳에서 촬영한 <메이퀸>의 주인공이었던 김재원과 한지혜가 나를 반겼다.





그래서 이름하야, '드라마 하우스' 다. 제법 시간이 흘러서 조금은 녹슬고 그랬지만. 비교적 관리가 잘 돼 있었다. 시간제약이 있지만 짧게 둘러볼 만한 곳인거 같다.




이번엔 빨간등대로 가볼까. 테트라포드와 이쁘게도 잘 어울렸다.





등대길을 가기 전. 주변을 둘러봤다. 선박을 육지로 끌어올릴 작은 크레인과 고래 등뼈를 연상시키는 가로등. 이쁘게 잘 조성돼 있었다.




등대를 만나러 가기 전. 이곳 어민들의 발이 돼 주는 작고 이쁜 배들이 정박돼 있었다. 어릴땐 이런 배 타고 아버지랑 낚시를 많이 다녔었는데.. 잠시 추억에 잠겨봤다.




저기 .. 등대가 보인다. 점점 가까워지니 더 이쁜것 같았다.




하악... 온통 하트다.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프로포즈하기 딱 좋은 크기네.




먼 쪽. 풍차와 아름다운 초록빛이 아름답게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하늘이 이뻐졌다. 저물어가는 햇살을 잔뜩 받은 테트라포드와 하늘 구름이 제법 잘 어울렸다.




다섯시. 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탑 돛단배.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발 아래로 물이 차고 들어오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풍차 옆 초록빛에 물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크게 숨 한 번 들이키고 잔잔히 따스히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들였다.




커피가 먹고싶어 바로 옆 카페 2층으로 올라왔다. 커피를 주문하고서 앉으려는데.. 굉장히 아름다운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테라스 자리 옆엔..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자물쇠 대신.. 조개 껍데기에 저마다의 소망을 적어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커피 한 모금에 하나씩 읽어봤다. 늘 그렇지만. 이런 글들을 보면, '나만 그런거 아니구나...' 라는.




이쁜 바다를 뒤로하고. 아쉬움에 마지막으로 이쁜 하늘을 담아봤다. 누군가 포토샵으로 군데군데 지워놓은 것만 같았던. 진짜 그림같았던 뭉게구름. 이젠 안녕~


몇 시간을 그렇게 홀로 걷고 또 걷고.

큰 숨을 몇 번이나 쉬었는지 모르겠다.

좋아서. 너무도 시원해서.


아팠던. 지금도 아픈 몸이지만.

제발 건강하게 해달라고. 하늘에 대고 애원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에.

감사한다. 이날의 좋은 기운이 이제야 스며드는 기분이다.

좋은 힐링 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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