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산에서 '유아교육전' 이 열렸었다. 그때 부산에 있던 우린, 리유를 데리고 전시장으로 갔었다. 아이들의 물건들이 가득한 세상을 처음 본 리유는 아주 아주 즐거워 했다. 머리에 좋아하던 핑크 꽃을 달고 말이다.




핑크 꽃을 단 꽃순이 리유는 오자마자 자동차를 타기 시작했다. 아가때부터 굉장히 운전대를 좋아했다. 근데 표정은 즐거운건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실컷 운전하다 아빠에게 걸린 사진. ㅎㅎ 무슨 저런 표정들이 있을까 하는 재미난 표정을 참 많이 지어줬었다. 물론 큰 언니가 돼 버린 지금도 그렇지만.




역시나 멈춰지지 않는 마법의 핑크 운동화를 신고 여기저기 탐방하기 시작한다. 꽃순이 리유는 펄럭거리며 특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뭘 본걸까? 한 손엔 애정하는 과자 한 조각 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무엇이 그녀를 사로잡았을까 내심 궁금했다.




오호. 맘에 드는 걸 발견한 모양이다.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텐트를 발견했다. 역시나 먹을 것을 손에서 놓질 못하는 리유는 유심히 텐트 안을 바라봤다.




오물오물 하며 텐트 안에 들어가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제법 맘에 드는 눈치다. 이럴때 부모는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 ㅎㅎ




급기야 이제는 텐트 안의 인테리어까지 지적하는 리유다. 어..? 어... 근데 뭔가가 리유를 유혹한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뭔가를 쫓기 시작한다. 비누방울이 많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이쁜걸 좋아하던 리유는 이걸 그냥 보고만 있을리 없었다.




잡아보려 하지만 잡히질 않는다. 톡톡 터질 때마다 눈을 깜빡 거리던 리유는 점점 더 빠져들어갔다.




우와.... 정말 이쁘고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것의 생산지(?)를 찾은 모양이다.




찾았다!!!! 리유는 언니들 틈에 서서 한참을 그곳에서 비누방울만 바라봤다. 작은 아이의 눈에 비친 비누방울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어떻게 느껴졌을까.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다. 꽃순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또 무엇일까?




모두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간다. 두 팔 벌려 달려갈 만큼 간절했던 것은 무엇일까?




앗. 노란 옷을 입고 있던 언니에 손에 들려진 것이 리유의 맘을 사로잡았나보다. 촛점을 놓쳐서 본의 아니게 블라인드 처리가 돼 버렸네. 결과론 적으론 제법 성공인건가?! ㅎㅎ (이렇게라도 위로해야지)




나무로 만든 악기였다. 언니가 들려준 소리가 이뻤나보다. 소리나는걸 정말 좋아하는 아이다. 드르륵 드르륵... 제법 맘에 드는 눈치다. 언니의 설명을 듣는 리유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처음 가 본 이곳은 리유에겐 정말 신기한 것 투성이 였을거다. 그리고 정말 신났을거다. 다른 한 편으로는 아이들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이 공간마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맘이 아팠다. 나 어릴 때만 하더라도 골목길 마저도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이었는데 말이지.


이쁜 꽃을 달고 아름다운 것을 쫓아가는 내 아이에게 조금 더 이쁜 호기심을 듬뿍 응원하며 언제든 그 생각의 성장이 멈추지 않길 소망한다.


이런 곳에 오면 책들과 작은 놀이도구 (교보재 같은) 들을 사게 되는데, 난 뭐 별로 신경 쓰여지지 않더라. 책은 무조건 찬성이지만, 아빠는 그저 실컷 몸으로 놀아주는 게 최고라 생각한다. 우리 또 만나면 신나게 놀자. 아빠는 널 위해 열심히 운동하며 더 건강해지려 노력한다. 우리 꽃순이도 씩씩하게 놀 준비해. ㅎㅎ



- 201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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