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제주2016. 9. 28. 01:48
     

중간 중간 띄엄 띄엄 포스팅. ㅎㅎ

다시 제주 여행 이야기. 양이 많아서 나누어서 포스팅 하려다 보니, 참 길어지네.


어쨌든.. 지난 포스팅에 이어,,

우리 모자는 '에코랜드' 에서 자연의 상쾌함을 만끽 한 후.. 이전부터 정말 가고 싶었던 '섭지코지' 로 향한다.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유명해져 매년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그곳의 저녁 바다를 산책하기로 했다. 훗날의 오랜 기억을 지배 할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인근 숙소에 먼저 짐을 풀고,, 아예 저녁 바다를 보기로 한 만큼. 제법 시간이 흐른 터라, 해가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었다. 무더웠던 낮의 햇살을 많이 맞았던 탓에 저녁 바다의 시원함은 더욱 강하게 스며 들었다.




왔으니 인증샷도 빠질 수 없지. 어머니 옆에 '추락주의' 문구가 참 인상적이다.





제주의 바다는 같은 장소라 해도 곳곳이 다른 해가 들고 곳곳이 다른 날씨인 듯. 정말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준다. 변화무쌍한 모습들을 많이 담고 있기에 더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제법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약간 어둑어둑한 분위기도 낭만 있었다. 어지간해서는 스타일이 변하지 않는 강한 모발을 가진 어머니의 머리카락이 제법 날린다. 제주바다의 바람은 동해의 바람과는 좀 다른듯 했다.







말테우리 그리고 풀을 뜯고 있는 말 들, 서서히 지고 있는 해. 모두가 '제주' 그 자체 였다. 정말 아름다웠다.






해가 빙그르르 돌아가며 곳곳을 비출 때, 해를 따라간 시선이 참으로 복에 겨운 듯 했다. 예전 촬영지 였던 곳이 과자집으로 변한 것은 조금 많이 아쉬웠다.




- "여기 생각보다 제법 크네. 좀 더 걸어보자."  

- "네"




끝 없이 펼쳐진 바다. 그리고 우뚝 솟아 있는 바위들. '말 없이 시원하다.'




"우리 저기 등대까지는 가봅시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니 아득하기만 하구나.




- "와, 여기 진짜 아름답다. 우째 이런데를 알아놨노?"

- "그냥 인터넷 치면 다 나와요." ㅎㅎ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라는 질문이 머릿 속에 계속 맴돌았다. 저기 저 멀리 '성산일출봉' 이 보이네.




- "저기 뒤에 보이는게 성산일출봉 이에요."

- "아, 글라?"




등대로 올라와 올려다 봤는데, 사실 별 거 없었다. 그러나 작지만 정말 '느낌' 있었다.




작은 등대와도 한 컷.




바다 바로 앞에 있던. 괴상한? 이쁜? 레스토랑이 있었다. 그곳의 유일한 식당? 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제법 멋스러웠다. 하지만 둘레길에서 찾아가기란 미로를 통과해야만 들어 갈 수 있었다는. ㅋㅋ




바다에 오면 아줌마들은 이런 포즈를 해야 인증이 된다는 어머니 말씀에 한 컷 찍어 드렸다. 왠지 좀 어색하시다. ㅎㅎ




그저 시원하다 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





정말로 시원했다.




걷다보니 수 많은 말들이 우릴 반겨줬다. 야~ 이거야말로 장관이다.




- "말 보이나? 다가오면 말해도."

은근 겁이 많으시네. 아니 많으시다. ㅋㅋ






이번엔 말과 말 사이를 가로질러 가보기로 했다. 더 가까이 보고 싶어서.. 좀 겁은 났지만, 이리저리 말똥지뢰 밭을 오두방정 떨며 걷는데도 아무런 신경쓰지 않는 말들 이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이쁜 말들 이었다.






제법 많이 걸었더니 허기가 진다. 원래는 근처 다른 식당을 알아봤었다. 주차장이 온통 중국인들로 가득차 엄청나게 혼잡스러웠다. 에이.. 그냥 여기서 먹고 갑시다. 라며 어머니와 함께 아까봤던 레스토랑을 찾았다.


음식도 정갈하니 맛있었다. 하지만 즐거움은 여기서 끝 이었다.


깜깜해진 '섭지코지' 는 암흑천지. 길 잃기 딱 좋은 곳 이었다. 주차장 가는 지름길이라는 푯말을 보고 움직였다가 우리 모자는 밤새 걸어야 했다. ㅠ.ㅜ (그 주차장이 내가 가던 주차장이 아니었으.. ㅠ.ㅠ)


※ 여기 가시는 분들은 리조트에 세워둔게 아니라면, 꼭 기억하세요!! '이곳에 지름길 따윈 없습니다. 그저 왔던 길로 그대로 돌아가세요.'


어쨌든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은 추억 이었다. 좋기는 다 좋았다. 헤매던 그 날 밤의 기억조차 말이다.



# 어딜가나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자신의 아지터(집)이 아닌 이상 어쨌든 다 불편하다. 어지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여행' 은 잠시 접어두시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고 싶은 제주가 일부가 아니게 돼버린 꽤 많은 중국인들로 인해 좋은 추억을 가진 나와 어머니. 그리고 모두가 다시 찾고픈 생각이 조금 더 망설여진다. 여행은 진정 나를 자연에 버리고 오는 것. 그래서 자꾸만 계획을 세우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의 행동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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