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에 이어, 어머니와 난 '절두산 순교성지' 를 지나.. 홍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가려고 했던 곳은 홍대였다. 홍대 가려다 들르면 좋겠다는 생각에 들렀던 건데.. 제법 둘 다 무거워졌었다. 이젠 밝은 모습으로 사뿐히 내 어린시절의 꿈과 땀이 흥건했던 '홍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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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홍대를 찾으면 특이한 곳이라 찾는 골목. 여기서 먼저 인증샷을 찍어드렸는데, 뭔가 표정이 =.=;; ㅎㅎ



홍대가면 꼭 가게 되는.. 홍대 놀이터. 화장실 건물이지만, 홍대 답게 아티스틱 하다. 여기서 수 많은 꿈을 꾸었었는데.. 이 곳에 어머니와 함께 오니 감회가 남다르다.



화장실 앞이지만, 사진 한 컷 또 남겨 드렸다. 어머니는 화장실 앞이라 좀 그렇지만, "느낌있네!" 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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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좀 앉아 쉬기로 했다. 예전 같았음 수 많은 공연들이 펼쳐졌겠지만, 이젠 조용한 곳이 돼 버렸다. 대체 누가 신고들을 그렇게 한거야? 여긴 공연보고 하는 맛에 가는 곳이구만. 아무튼 어머니와 난 잠시.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 소리에 귀 기울였다.


- "엄마, 좀 허기지지 않아요?"

- "그래. 좀 헐빈하다. 요는 머가 맛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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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미안해요!! ㅎㅎ 어쨌든 홍대 왔으니 와플 정도는 먹어줘야지. 어머니와 와플을 맛나게 먹었다.



안녕하쇼? 사모님은 안녕하시죠? .. 늘 저 곳에 지키고 있는 아저씨는 여전히 바빠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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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 넌?" . 어머니 뒤에 이상한 여자가 쳐다보고 있었다.


홍대 벽화거리를 걸었다. 아름다운 꽃. 재미난 그림들..

잠시지만, 동심(?)의 즐거움을 즐겼다. 그나저나 여기가면 꼭 뵙고 오는 가카 그림이 없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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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군이 사랑한다던 그 길을 지나다가, 어머니는 빛이 넘 이쁘다며 사진 한 장 찍어달라셨다. 역시 뭘 좀 아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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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며 걷다가, 갑자기 어머니가 사라지셨다. 어디가셨나 하고 보니.. 꽃에 끌려 사진을 찍고 계셨다. 골목 구석에 있는 어느 카페. 가정집 같으면서도 꽤나 아기자기한 정원같은 카페였다. 여기 커피 맛은 다음에 맛보는 걸로. 어머니는 같이 있다가 이렇게 자주 사라지신다. 그리고 꽃이 있는 곳에서 발견되신다. ㅋㅋ



나서려고 하는데.. 아주 귀여운 녀석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안녕?!" 짧은 인사를 건내고 이곳을 빠져 나왔다. 


여기저기 보다보니,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다.

조금 이르긴 했지만, 저녁을 먹으러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 .. 어머니가 또 사라지셨다.



그렇지. 여기 계실 줄 알았어. 좀 민망하셨던지. 표정에서 당황함이 느껴졌다. 이 상황에서 안 찍을 수가 없었다. ㅎㅎ



사진 찍어 드리겠다고 하니.. 이상한델 보고 계신다. 좀 귀여우시기도 하고, 아무튼 덕분에 나도 기분이 한결 맑아졌다.



마지막으로 나도 꽃 사진 하나를 찍었다. 나도 가만히 꽃을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꽃을 사랑하셔서 그렇게나 맑으신가보다.


우리는 그렇게 홍대를 많이 걷고, 많이 웃고. 꽃 덕분에 더 순수해지신 어머니. 그래서 더 많이 웃게 된 나. 밖에서는 이리도 즐거운데. 집에서는 왜 그렇게 싸우게 되나 모르겠다. 이참에 집안에 꽃을 좀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됐다.



# 어머니와 나. 닮은 점도 많지만, 성격이나 취향 등 다른 점이 더 많다. 그래서 서로 잘 안맞을것도 같지만. 함께 있으면 자주 웃게 된다. '무조건' 이라는 수식이 붙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건 아니란걸 우린 안다. 나를 친구처럼. 많은 얘기들을 들어주려 하시는 어머니의 "노력"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내 딸에게 그런 아빠이고 싶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아이의 시선으로 들어줘야겠다. 아직은 딸과 잘 소통되는 걸 보니, '난 아직 어른이 아닌가 보다.' 라며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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