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09. 8. 27. 03:08
     



지난 봄,, 파란 하늘이 인상적이었던 좋은 날씨에 곧게 뻗은 채 나를 기다리는 녀석들이 있었다.
오래 전. 포스팅에서 십리대밭교를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을 건너면 제일 먼저 반기는 녀석들이 바로 이 녀석들이다.


사람들이 많은 입구쪽 보다는 뒤로 돌아가는 편이 더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아 뒤로 돌아 들어가봤다.
아, 물론 십리나 되는 길고 긴 길을 다 걸어간건 아니다. 마침 앞에 다정하게 걷는 노부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아름다웠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십리대밭교가 보인다. 이제는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듯 하다. 무엇보다 야경이 일품이라 하던데.. 아쉽지만 대낮의 풍경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도심 속 자연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대숲 안으로 들어가 봤다. 밖에서 보는 모습이랑 안에서 보는 모습은 느낌이 좀 달랐다. 밖에서 봤을땐 쾌청하고 진득한 모습이었다면 안에서 봤을땐 좀 싱그럽고 맑은 느낌이 들었다. 담양의 죽녹원이 대나무를 주제로한 테마공원이라면 이곳은 정말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개방된 이곳이 진짜 공원이 아닐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사진엔 없지만 곳곳에 앉을 수 있는 벤치와 운동기구 등도 있다) 도심 속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겠다.

가끔 되도안한 곳이 유료에다 곳곳이 통제!! 그런곳은 일단 짜증부터 난다.


바깥 쪽으로 나오게 되면 또 다른 산책로가 있다. 대숲을 둘러싸고 수 많은 야생화 및 튤립 같은 꽃들이 심어져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 산책나온 사람들, 가족끼리 소풍을 즐기는 사람들..
이 모습들이 휴일의 오후를 말해준다. 산책로 옆에 흐르는 (자세히 보면) 'S' 자 곡선을 그리는 태화강이 흐르고 반대편엔 전망대를 비롯 그곳에도 조그만 산책로가 나 있다.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그곳은 가보질 못했다. 글구 이 태화강이 불과 10년만에 공업용수급의 수질에서 연어떼가 다시 돌아왔다는 2급수까지 올라온 것이다. 상류쪽엔 1급수라는 말도 들린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뒤집어 엎으면서 태화강처럼 하겠다고 난리다. 막대한 공사비용과 엄청난 노력끝에 해도 10년 걸렸다. 슬쩍 냄새가 나긴 한다. 아무튼 울산은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벗으려 지난 10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듯 하다. 에잇~ 나 있을 때나 이렇게 해 놓지.

이제는 본가에 들르면 어김없이 풍경들을 찾아 다니는 것 같다. 변화된 고향이 신기하기도 하고.. 추억 회상하면 그립기도 하고.. 어릴적엔 태화강에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잡고 그랬는데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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