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지인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녀왔다.
두 사람의 인생의 시작을 함께하며 축복해 준다는건 참으로 기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고 축복하고 .. 그 속에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들.. 행복해서 우는 사람들.. 그 자체가 인생이고 행복이다.

피곤함을 뒤로 하고 어제 오후,, 블로그를 통해 이런저런 소식들을 접하고.. 흘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조금이라도 여유를 둘 순 없었는지..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뭐가 그리 두려운건지.. 그 분을 보내드릴 여운의 행복마저 짓밟은 그들에게선 더 이상 사람 냄새가 없었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일까. 1주일이 지났고.. 영결식-노제 (국민장)이 끝난 지금,, 아직 마음의 여유가 생기질 않는다. 이보다 더 화가 나는건.. 바로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지나치게 감성적인건가? 내가 사는 세상의 주인은 바로 '나' 라는 생각으로 사는게 잘못인건가? 내게 오히려 꾸짖는다. 그 분이 너한테 직접적으로 뭘 받았냐? 뭣 때문에 니가 그렇게 슬퍼하냐. '남' 아니냐. 난 별로 관심없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가장 가까운 사람마저도 '별관심없다' 라는 식의 표현.. 나보고 오히려 너무하다.. 는.... 속상하다. 세상을 모르고 노래를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외면하고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일할 수 있을까.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 즐거우라고 하는 일인데... 그러나 세상은 현실은,, 바로 이렇다. 이게 현실인거다. 겉으론 '애도' 라며 형식적 대열에 합류한 사람들.. 이다. 하지만 이제 모든건 끝났으니 '난 내 할 일 하련다' 이게 바로 현실속의 사람들이다. 사람냄새 나는 세상.. 과연 나만 꿈꾸고 있는 세상일까. 굽이굽이 흐르는 골짜기 언덕마다 사람들의 흥겨운 메아리가 울리길 바라는 나 역시도 '바보' 인가 보다. 그저 이상을 꿈꾸던 바보대장은 홀로 훌쩍 떠나버렸다. 아직 남겨진 세상의 수 많은 바보들을 남긴 채..

일요일,,
날씨가 제법 화창하다.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 맑고 청명하다. 그리고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아침일찍 눈을 떠,, 거실에 따스한 커피향을 피우고 낡고 작은 책장 서랍에 꽂힌 keane 앨범 하나를 주워든다. 역시나 좋다. 이들의 음악에는 무언가의 공허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내 손에 들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건반, 드럼으로만 구성된 참 단촐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허전함보단 오히려 꽉 찬 느낌.. 무언가를 채우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YB 의 앨범을 듣는다. 누군가는 왜 노제에 YB 가 나왔냐.. 라는 말도 한다. 그저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는 감상력이 아쉽다. 시대를 대변하는 음악을 가장 잘하는 이들이 Rock 밴드인데 그저 시끄러운 음악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YB 의 이번 앨범은 코드진행이나 선율만큼이나 가사가 애절하고 외침이 잦다. 진정 Rock 다움을 보여준다. 그만큼 제대로 된 rock 밴드가 한 동안 없었다는 얘기도 되겠지.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울부짖는 선율과 가사는 나를 또 한 번 울린다.

너무 플랫해서 밋밋한 나의 모니터 헤드폰에 그들의 음악을 흘리며 글을 쓴다. 밋밋함.. 더욱 슬프다. 당분간은 근조배너 아이도 내리지 못하겠다. 그만 슬퍼하자. 이젠 노래하자. 이 모든 걸 기억하기 위해..

청소를 막 끝낸 지금,,,
다시 작은 골방의 나의 기타를 잡는다. 나도 모르게 G 코드를 잡고있다. 6월이 시작되는 내일부턴 C 코드가 자연스레 잡히길..
감성이 풍족해지니.. 기타를 잡는 손가락이 쉬질 않는다.


+ 아.. 밀려있는 사진들.. 언제쯤?? ㅎㅎ 폭풍 포스팅??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