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전/영화보기2015. 10. 17. 14:36
     




우리나라 뿐 아니라 많은 지구인들은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경제나 삶의 질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지구에는 이제 더 이상 '답' 이 없다. 라고 느껴서였을까. 우주를 상대로 하는 SF 물이 인기다. 특히나 헬조선이라 불릴 정도로 팍팍해질 대로 팍팍해진 한국에서는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는 것에 많은 이들은 한국이 아닌 다른 곳. 외국 그 이상 우주에서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신세계다.


영화 <마션 : Martian> 에서는 '인류의 미래는 화성에 있다' 가 아니라, 위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지금의 현실이 갑갑하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힘든 삶이지만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간략하고 멋진 교훈을 남긴다.


-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어쩌면 이 별에 있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지구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화성에 대한 갈망. 그것은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일까. 아니면 넓은 우주상에 존재하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아름다운 '공존' 이 될까.


ⓒ 20th Century Fox Film.


NASA 의 세 번째 화성 탐사팀인 '아레스 3 탐사대' 는 화성에 도착해 진지를 구축하고 탐사를 시작한지 6일만에 예상치 못한 모래폭풍을 만나고 만다.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폭풍에 탐사팀은 어쩔 줄 몰라한다.



ⓒ 20th Century Fox Film.


'아레스 3 탐사대' 는 허용치를 훨씬 웃도는 모래폭풍에 더 이상 탐사작전을 수행할 것이 무리라 생각해, 전원 철수한다. 당장이라도 쓰러질듯한 강력한 모래폭풍에 서둘러 대원들은 우주선으로 복귀한다. 이 과정에서 '마크 와트니 (맷 데이먼)' 는 안테나 파편에 맞아 그대로 사라지고 만다. 파편이 몸에 박혀 생체신호센서를 건드려 모두가 사망 했다고 판단해 그대로 '마크 와트니'만 남겨둔채, 지구로 귀환한다.



ⓒ 20th Century Fox Film.


'마크 와트니' 는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홀로 남겨졌다는 것에 이대로 죽을 것인가. 아님 살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기지에는 31일만 버틸 수 있는 식량과 산소만이 존재했다. 부족한 식량과 NASA 와 교신할 방법마저 없던 그에게서 미국인 특유의 '여유' 를 보았다. 방법이 없다면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을. 와트니는 어떻게든 살아보려 여러 방법을 모색한다.


- 홀로 남겨진 와트니를 보고 나는 왠지 홀로 고립되어 아둥바둥 대는 '나' 를 발견한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고. 거기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결과론적으로 어떻게 될 지 뻔히 보이는 것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겪어보지 않고서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에게서 우린 얼마나 많은 것들을 환경탓만 하며 많은 것에 기대고 있었나. 를 느꼈다.



ⓒ 20th Century Fox Film.


와트니는 어떻게든 살아남아 지구로 다시 돌아가리라 마음 먹고 살아갈 방법을 찾아본다. 위기 속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사고가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기지에는 31일치 식량과 산소가 있지만, 다르게 보면 지금 기지에 사람이라고는 와트니 혼자다. 6명의 식량과 옷, 장비 등이 있다. 시간을 좀 더 벌었다는 생각에 좀 더 버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만약, 자신을 도우러 사람들이 화성에 온다해도 빨라도 4년이 걸린다. 그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 위기는 변화, 그것은 자신에 대한 또다른 도전!! 우리는 너무도 '변화-도전' 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식물학자였던 와트니는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먹을 식량부터 확보하기로 한다. 생존에 필요한 가장 큰 에너지가 '식량' 먹는 것이었으니. 마침 감자가 있다. 이걸 어떻게든 심어서 키워보고 싶었다. 물이 없는 화성에서 그게 가능한 일인가. 흙도 지구의 흙과는 농도와 성분도 다를텐데.



ⓒ 20th Century Fox Film.


여기서 그의 침착함과 총명함이 보인다. 식물을 키우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물' 이 화성에는 없기 때문에 우선 물을 만들어야 했다. 와트니는 발사장치에서 얻은 하이드리진 연료와 이리듐 촉매를 이용해 물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이는 질소는 떼내고 남은 수소를 태우면 물이 얻어진다는 과학 원리를 응용한 것인데, 첫 번째 점화에서는 실패한다. 자신이 내뿜는 산소를 미처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실패는 '성공하지 못함이 아니라 도전하지 않음' 이 아닐까. 결국엔 물을 만드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자신만의 작은 농장이 생겼다.


- 배움의 지식을 응용하여 삶의 더욱 윤택하게 함은 '교육' 의 근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험에만 매달려 실제 살아감에 있어 배운 것을 기억하고 그것을 활용한 삶의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대학가고 취업해서 생소한 업무를 또 배우고. 배운것은 다 잊고. 그저 '돈' 의 결과에 의해 삶이 결정지어지는 지금의 우리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 20th Century Fox Film.


첫 수확의 기쁨을 그 누가 알겠는가. 그것도 화성에서 말이다. 아마도 그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화성에서 식물을 재배한 인류가 될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든 살아간다는데 이를 보면 어떻게든 살 수 있는게 인간인 것 같다.



ⓒ 20th Century Fox Film.


와트니의 시신이라도 찾으려는 NASA 는 흙먼지 쌓여있던 안테나가 깨끗해진 것을 보고 와트니가 살아있음을 믿게 된다. 그리고 그를 끊임없이 찾게 되고 와트니는 오래 전 파뭍힌 위성을 찾아 NASA 와의 교신에 성공하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게 된다. 이에 NASA 는 분주하게 그를 구할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많은 이들이 밤을 새며 노력한다.


- 단 한 명의 대원을 구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우리같으면 그냥 버리고 와라 했을텐데. 304 명의 인명이 사라졌음에도 관심조차 두지 않는 우리의 정부를 보니 더욱 왈칵 했다.



ⓒ 20th Century Fox Film.


지구에서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고 '희망' 을 가졌던 와트니는 어느날 기지로 돌아와 들어가던 중 사고로 기지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이로인해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던 감자는 즉시 동사했고 이내 좌절하고 만다.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줄이지 않으면 안됐다.



ⓒ 20th Century Fox Film.


기다림은 끝이 없다. 와트니는 하루하루를 기록하고 계속해서 방법을 모색하고 NASA 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자신의 생존율을 높여갔다. 식량을 실은 수송선이 도달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자신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으니 더욱 답답해져만 갔다.



ⓒ 20th Century Fox Film.


이때 천재역학자 '리치 퍼넬 (도날드 글로버)' 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지구로 귀환하던 '헤르메스 호' 가 지구로 귀환 하는 시간보다 지구의 대기를 이용해 추진력을 이용해 화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는. 그리고 식량 수송선은 지구 밖 헤르메스호가 도킹하여 운반하는 것. 이에 그는 NASA 를 찾아가게 되고. NASA 는 그의 의견을 수용해 불가능해 보일 것만 같은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다.



ⓒ 20th Century Fox Film.


헤르메스호에 남은 연료는 넉넉치 않았고 화성의 궤도까지 진입이 불가능해 화성에 있는 발사체를 통해 와트니는 화성의 바깥으로 가야만 헤르메스호와 만나게 된다. 이에 주저없이 도전을 감행한다. 와트너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유지시켜준 '로버' 와도 애잔한 작별인사를 하고 발사체에 오르게 된다.



ⓒ 20th Century Fox Film.


그는 강력한 중력 17G 의 힘을 받으며 화성의 바깥으로 튕겨져 나간다. 이내 기절하고 말았지만 헤르메스호와 거리를 점점 좁혀져 나간다. 하지만 헤르메스호와 와트너와의 거리, 그리고 속력이 관건이었다. 여기서 양쪽 다 기발한 생각을 한다. 헤르메스 호에서는 한쪽 문을 폭팔시켜 그 힘으로 '헤르메스 호'의 속도를 줄여 와트너와의 거리를 좁히는 것. 그리고 와트너는 먼 거리를 자신의 장갑에 구멍을 뚫어 그것을 추진력으로 서로의 거리를 좁힌다는 계산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순간들이었다. 가까스로 대장 '멜리사 루이스 (제시카 차스테인)' 과 만나게 된다. 결국 성공적인 구조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전 세계가 지켜본 가운데 무사귀환한 그는 NASA 에서 젊은 친구들을 가르치게 된다. 자신의 화성에서 생존한 방법 등을 가르치며 미래의 우주인이 될 그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준다.


와트너가 무사귀환 한 지 5년이 지난 후 또 다른 탐사선이 화성으로 향하게 되고. 이 영화는 마무리 된다.


- 영화 <마션> 은 자칫 잘못하면 화성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 이는 심각한 오류를 발생하게 할 것이다. 우주는 영화에서도 쉽게 건드리지 못할 굉장히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 아직은 지구보다 사람이 살 만한 곳은 없다고 본다. 이 영화에서는 위기속에서 어떻게하면 살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방법을 연구하고 모색하고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적절히 과학적 요소와 영화가 주는 휴머니즘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이 영화 <마션> 에서는 홀로 화성에 고립된 와트너지만, 마치 관객이 홀로 고립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음악' 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와트너가 많은 위안을 삼았던 <Hot Stuff> 'Donna Summer', 지구로 귀환 할 계획이 실현됐을 때 나온 <Starman> 'David Bowie', 대장 루이스가 좋아한 팝송 <Waterloo> 'Abba', 그리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왔던 <I Will Survive> 'Gloria Gaynor' 까지 주로 70년대의 음악이지만 영화 내용. 특히, 주인공인 마크 와트너의 심정을 그대로 표현한 곡들이었다. 대부분의 영화음악은 영화에 어울릴법한 음악적 요소를 위해 많이 쓰이지만 <마션> 에서는 가사에 중점을 두어 마치 모든 관객이 와트너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 오래전 음악.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씌여졌던 곡들이라 식상하거나 할 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잘 어울렸다. 마지막 엔딩곡은 너무도 유명한 곡이지만 영화를 보고 난 많은 사람들은 공감했으리라. 무엇보다 통쾌하고 시원했음을. 내가 살아 돌아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청량한 느낌을 주는 이 음악의 선곡은 정말 영화의 다소 어설프게 그려질 뻔 했던 마무리가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핑계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영화에 있어서 음악은 이렇게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다시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음악과 영화를 깔끔하게 맞췄다. 이번 <마션>의 음악감독으로 '해리 그렉슨 윌리엄스' 가 맡았는데 그는 <라이언킹>, <슈렉> 등 애니메이션에서 뛰어난 분인데 평소 일상이 영화보는 것. 옛 음악 즐기기 등의 취미가 있다고 했는데 아마도 그 영향이 영화에도 묻어나오는 것 같았다. 2015년이지만 마치 컨트리 영화를 아빠 몰래 비디오를 통해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참으로 좋았다.


*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겁지 않은 휴먼다큐와도 같은 느낌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구사했다. 아쉽다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물 치고는 비쥬얼면에서는 조금 아쉽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면, 화성에 대한 표현 등. 어쨌든 가볍지만 무겁지 않게 적당히 즐길만한 영화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얼마나 더 발전할 수 있는가. 인류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고. 위대했다.



#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거나 이랬던 부분보다 화성에 대한 묘사는 좀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큰 용기나 다짐 등이 생겼다고 할까. 나는 그동안 환경만을 탓하며 뻔히 보이는 결과에 굴복할 뿐이었다. 결과는 어떻게든 바꿀 수 있는 게 '나' 였는데 잊고 있었다. 영화 <마션> 은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 했다. '너는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너의 결과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끊임없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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