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전/음악/공연2019. 11. 15. 05:48
     



넓은 밤  _ 쏜애플.

가라앉지 않도록
허우적거리는 우리들
그 꼴이 우스워 이를 다
드러내고서 여물어진 동백
먹이는 찾지 않아
온종일 마신 까만 공기
별들이 자리를 찾아도
우리는 닿을 수 없고
너와 나 너와 나 너와 나
사이에는 오직 넓은 밤이
얼어붙지 않도록
서로를 핥아주는 몸짓
목을 찔러 게워 내봐도
우주는 그저 머리 위에
문드러진 시쳇말
먼 곳에서 종이 울고
그대가 날 비추지 않아도
뜯겨져 나오는 꿈들
너와 나 너와 나 너와 나
사이에는 오직 넓은 밤이
너와 나 너와 나 너와 나
사이에는 오직 넓은 밤이
겁도 없이 새파란 꽃을 따러
어두운 산에 가야지
틀림없이 망가진 걸음으로
두고 온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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