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전라2019. 4. 24. 21:24
     

2018년 5월,,


영화제 참석차 전주에 들렀다. 마침... 일정이 몇 개 비어서 이틀정도 머무르게 되었다.

전날 비를 맞으며 영화제 폐막식에 들렀다가 푹 자고 일찍 일어나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곳을 산책하고 싶어졌었다.


말만 많이 들었고 좋다는 얘기는 들었었는데 처음으로 '덕진공원' 에 갔다.

전날 비가와서 그런지 꽤나 상쾌하고 좋았다.




푸르른 나무 곁에 있으니 세상 시원하고 상쾌했다. 풀냄새, 흙냄새 ..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아! 햇살이 내리쬐지 않아서 걷기에도 더 좋았다.




이곳의 상징과도 같은 연화교... 위로 멋지신 노부부가 건너고 계셨다. 그 모습을 한참을 지켜보는데..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갑자기 햇살이 밝게 비추고 여전히.. 나무, 흙냄새는 너무나 좋고.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가 내 기분을 더 들뜨게 했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연못 위를 나도 거닐어본다. 고요하고 상쾌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연잎위에 흐르는 물방울이 어릴적 만화에서 보던 것 같아 동심마저 자극시켰다. 어릴때 개구리 소년 정말 좋아했었는데.. ㅎㅎ




멀리 오리배도 보인다. 수 많은 사람들의 수 많은 이야기들을 가득담고 있는듯 보였다.




자연은 아름답고도 고귀한것. 가끔씩 풍겨오는 비릿한 물 비린내도 아름다웠다.




실컷 걷다보니 커피 한 잔이 절로 생각이 났다. 전주답게(?) 멋스럽게 연화정이 있다. 음.. 이곳에 있는 카페는 운영하지 않았다. 아쉽지만 다음엔 이곳에서 커피 한 번 마셔보기로.




나는 나무를 걸치고 바라보는 풍경을 좋아한다. 마치 숨어서 보는데.. 그것의 일원이 된듯한 묘한 소속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수 없이 고통받던 나날들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저 멀리 전북대학교가 보인다. 이 날... 전북대학교를 거쳐 걸으며 이곳에 도착했었다. 사실 전북대는 처음 와봤는데, 생각보다 큰 큐모에 더 놀랐다. 학교에서 쭉 따라내려오면 이런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것도 놀랍고.




초록. 노랑. 신선한 냄새... 제대로 힐링했다.




이곳엔 여러개의 비석들이 있는데.. 아마도 이건. 일제강점기때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일제에 맞서 싸우던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졌다.




제법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많은 연인, 부부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무슨 얘기를 하든 다 정겨우리라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귀여워서 또 한 번, 좋아서 한 번.. 계속 그렇게 멍때리며 바라봤다.




아이고. 무슨 이유였을까. 물고기들이 죽어있었다. 주변에 쓰레기 더미들도 보이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또 미안했다.




날씨가 조금 더 흐려졌다. 제대로 힐링을 한 나는.. 마지막으로 이 풍경을 뒤로하고 공원을 떠났다. 유유히 흐르는 오리배가 마치 내 삶을 이해해줄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 일상에 지쳐서 일에 파묻혀서 내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지만. 일 때문에 들렀던 곳에서 잠시 틈을 내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졌는데, 무엇보다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앞으로는 더욱 산책도 많이하고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를 조금씩 찾고 싶어졌다. 그래야겠다. '덕진공원' .. 정말 고마웠어. 듣던대로 작지만 꽤 괜찮은 곳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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