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전/영화보기2016. 6. 8. 18:11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절망 속에 갇혀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남자와 그를 구하려는 여자. 오래전부터 누군가 꿈꾸었던 하나의 판타지 같은 이야기. <Me before you (미 비포 유)>는 동명의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Thea Sharrock (티아 샤록)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물론 기본틀은 원작에 기반하였지만, 영화적 표현은 원작에서의 조금의 답답함은 벗어나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샤록 감독은 원작에 충실하면서 제법 시원하게 풀어나갔다.


영화의 시작은 그녀의 성격, 환경으로 부터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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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루이자 (에밀리아 클라크)는 변변찮은 집안에서 유일하게 경제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돈을 벌지 않으면 가족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기에 열심히 또 열심히 일을 할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6년간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게 되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당장 일을 쉴 수 없는 상황이기에 일을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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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집안의 성을 갖고 있을 만큼 엄청난 부호였던 트레이너 가문의 장남인 윌 (샘 클라플린)의 간병인을 구한다고 하여 면접을 보게 되고, 결국 윌의 곁을 지키게 된 그녀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패션에, 당차고 밝은 성격으로 윌에게 호감을 얻으려 한다.


누구보다 멋지고, 만능 스포츠맨에 부와 실력까지 두루 가지고 있었던. 윌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전신마비의 불구의 몸이 되고 만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삶을 비관하던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까칠하고 못되게 구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성격이 밝고 뭐든 긍정적이던 루이자를 만나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어느 누구도 마음을 닫고 걸어 잠그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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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집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고, 성 이곳 저곳도 둘러보기도 하고, 점점 윌의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그런 그와 음악회를 보러 가며 둘의 데이트를 맘껏 즐겼다. 이때의 루이자의 빨간 드레스는 윌에게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여지기 시작한 찌릿찌릿한 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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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윌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던 어느 날, 루이자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윌이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삶을 고통스럽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한다고 생각한건지. 스위스의 유명한 존엄사 연구소에 자신의 삶을 평화롭게 마무리 지어주길 신청해 놓고 있었다. 한 때 유럽 등 외국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존엄사 문제. 그는 6개월의 기한을 두고, 자신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던 말그대로 6개월짜리 시한부 인생이었던 것이다. 루이자 역시 6개월만 간병을 봐 달라는 조건으로 일을 하게 된 것 이었다.


점점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다가올 것 같던 윌은 여전히 자신의 결정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친다. 이때, 자신의 처지를 동생 카트리나에게 털어놓게 되는데 .. 카트리나가 그의 결정이 그렇다면, 남은 시간 더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루이자는 그와 함께 버킷리스트를 쓰고, 완성시키려 했다. 물론 그가 마음을 바꾸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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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여행을 가기로 했던 루이자는 그에게 여행길을 함께 할 수 없음을 말하고.. 돌아서는 그를 끝내 잡지 않았다. 그녀의 뜻을 존중하고 이해 하지만. 조금은 철부지 같던. 자신보다 친구와 운동을 더 사랑하는 그에게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없음을. 그리고 그에게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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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의 전 여자친구의 결혼식. 그것도 가장 가까운 친구와의 결혼식. 정말 가기 싫었을 것이다. 그러나 루이자와 함께 참석했다. 과연 그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를 그렇게 당당하게 만들었나. 떠난 그녀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아직 남아있는 마지막 연민의 정이었을까. 아마도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향하는 삶에 있어 그녀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내내 루이자와 윌은 달콤하고 유쾌하게 자신들의 사랑을 점점 키워갔다. 보는 내내, 그가 전신마비의 휠체어를 탄 신사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루이자 역시 그를 간병하는 간병인으로 보여지지 않았다. 여느 누구와도 같은 '연인' 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윌과 함께 그녀는 그가 생각을 바꿔주길 바라며 둘 만의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둘은. 궂은 날씨와는 상반되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위해 자신의 선택에 더욱 확고하게 마음 먹는다.


그렇게 망쳐버린 여행은 윌과 루이자는 함께 웃으며 지냈던 시간들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서로의 평행선을 유지한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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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는 스위스로 떠났고,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의 선택을 존중하게 됐고, 그를 보내주려 마지막 인사를 하러 스위스로 간다. 그는 그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그렇게 떠났다. 그리고 편지 한 통을 그녀에게 남겼다. 물론 그녀를 위한 돈과 함께.


그가 사랑했던 파리에 자신의 추억을 따라 그녀에게 주고픈 선물 (자신의 추억)을 한 그는 편지 속에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당신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대담하게 살아라. 스스로를 밀어 부쳐라. 라는 등의 응원들을 남겼다. 그리고 언제나 내가 당신과 함께 있겠다고. 더 당당하게 살아라 라고 말한다. 이에 루이자는 밝은 미소로 화답한다.


- 이야기로만 보면,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슬프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달콤한 연인의 진심어린 대화를 엿듣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에 그가 꼭 그렇게 가야만 했었나. 라는 것에 많은 이들이 그를 이기적이라 한다. 그리고 대사 속에서도 루이자는 윌에게 이기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가 과연 이기적이었던 걸까. 그런 그를 잡아두려고만 하는 그녀가 이기적인 것일까.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은 없다. 각자의 삶을 서로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삶에 관해서는 서로가 존중 받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가 윌 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내가 그런 상황이었더라도 윌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이건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되어지는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마음일 것 같다.


만약, 루이자가 윌의 뜻을 몰랐다면 어땠을까. 영화는 같은 결말이라 해도 굉장히 비극적 결말로 비춰질 수도 있었겠다. 모든 것은 잃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를 여전히 밝혀주고 있다. 라고 믿는다. 아마도 루이자는 그 뜻을 이미 알고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달려간 것이 아닐까. 원작을 한 번 읽어봐야 겠다. - 과연 윌은 어떠한 마음이었을까. 궁금해졌다. 



# 영화가 끝나고 훌쩍이는 사람도 있었고, 밝게 웃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고. 서로 다투는 연인들도 있었다. 다양한 반응들 속. 나는 웃고 있었고, 그렇게 윌이 부러울 수가 없었다. 나도 저러한 사랑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같은 곳을 보는게 아닌. 서로의 마음의 눈을 맞출 수 있는 그런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건 헤어짐이 헤어짐이 아니라, 끝이 없는 바다를 서로를 향해 항해하는 느낌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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